매일신문

문화-개성강한 소설집 잇따라

개성적인 시각으로 독자적인 세계를 일구는 세작가의 소설집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잇따라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견 이인성씨는 장편소설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을 통해 첨예한 문체실험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근년 들어 베스트 셀러작가로 부상하고 있는 김형경씨는 작가의 내면을참신하게 떠올리는 소설집 '푸른 나무의 기억'을, 신진 김병언씨는 풍자와해학 등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을들여다본 소설집 '개를 소재로 한 세 가지슬픈 사건'을 출간했다.불문학자이기도 한 이인성씨(서울대 교수)의 장편 '미쳐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은 인간 세상의 근원적이고도 풀릴 길 없는 혼돈과, 그 역시 인간세상에 미만한 구성과 재단에의 욕망이 빚는 복합적인 얽힘을 심원하게 추적하고 있다. 이씨의 이번 장편은 소설양식의 끝간 곳을 추궁하는 독자적인 문체로 인간의 미궁과 인간관계의 본질을 파헤치던 종래의 작품과 맥락을 같이하면서도 그 치열한 문체 실험을 극대화하고 종합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80년 '문학과 지성'으로 등단, 소설집 '낯선 시간 속으로' '한없이 낮은 숨결'을 내 개성적인 작품세계를 일궈온 이씨는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었다.83년 '문예중앙'신인상에 시가, 85년에는 '문학사상'에 중편이 당선돼 등단했으나 93년 상금 1억원의 국민일보문학상에 당선하면서 강한 조명을 받게된 김형경씨의 소설집 '푸른 나무의 기억'은 '담배 피우는 여자' '손은 몸으로 돌아가고 싶다' '별을 분양해드립니다'등 중·단편 9편을 담았다. 기억과상념 사이, 의식과 감각 사이, 시간과 공간 사이의 내밀한 균열, 그 깨어짐과 일그러짐을 꿈꾸는 김씨의 소설들은 안정되고 정태적인 세계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일상의 불안한 낌새, 불길함 등에 길들여져 있는 작가의 모습을섬세하게 드러내고 있다. 해설을통해 최성실씨는 그의 소설은 자신의 모습을 정직하게 바라보며 쓰고 있어 섬뜩하다고 적었다.

대구 출신으로 92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한 신진 김병언씨의 첫소설집 '개를 소재로 한 세 가지 슬픈 사건'은 국립대학교수, 건설회사 임원, 고급공무원 등 세 사람의 체험담을 소설적 형식을 빌려 재구성한 표제작등 개성적인 시각의 중편들을 실었다. '사라진 개를 위한 비명(비명)' '개라고 불린사나이' '마음의 이빨자국' 등으로 구성된 표제작은 인간과 세상,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쥐는 덫의 논리를 모른다' '비가를 부르는 여자' '이삭 줍기' '성수도'등도 실려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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