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8기종 변경의혹 규명 급진전**노태우 전대통령 재임 당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종휘씨(60)가11일 오후 급거 귀국했다.
지난 93년 4월30일 감사원의 율곡사업비리에 대한 감사가 막바지에 치달을무렵 당국의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2년8개월여만에 돌아온 것이다.
김씨는 그후 93년6월 율곡사업중 중형수송기 사업과 관련해 1억4천5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중지된 상태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2년 7월20일스페인CASA사로부터 중형수송기(CN235M) 12대(1천5백90억원)를 도입할 당시 △거래를 알선했던 미국 AEA 한국지사로부터 10만달러(8천만원) △대우와 LG로부터 각 5천만원과 1천5백만원등 모두 1억4천5백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현재 검찰이 수사의 초점이 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사업(KFP)과 관련한 구체적인 범죄행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이종구전국방장관의 4개 가차명계좌에 입금됐던 37억원 가운데 이씨가 챙긴 7억8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9억원의 흐름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중 상당액이 김씨에게도 흘러갔을가능성이 높다는 정도.
김씨는 지난 65년부터88년까지 국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다 노씨가 집권한 88년 2월부터 91년까지 차관급으로 청와대 외교안보 보좌관, 91년부터 93년2월까지 장관급으로 외교안보 수석비서관을 지내는 등 6공 내내 노씨 측근에서 외교안보 분야를 전담한 인물.
김씨는 그동안의 검찰수사결과지난 89년12월 차세대 전투기 기종이 F-18로 선정될 때 뿐만 아니라 이후 91년3월F-16으로 변경될 당시까지 막강한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와 공군,노태우씨와 미국 전투기 제조회사를 오가며 막후에서 F-16이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그러나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2년8개월간의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갑자기 귀국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안강민 대검중수부장은 이와관련, "그의 귀국은 그가 마침 귀국할 뜻을 갖고 있었고 검찰의 귀국 종용에 응하는 형태로 이뤄진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국 즉시 구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그가 스스로 '오랏줄'을 받으려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우선 검찰과 김씨간에 모종의 거래를 점치고 있다.노씨가 전혀 리베이트 수수 부분에 대해 함구하고 있고 리베이트 자금은국내에 반입되지 않고 곧바로 스위스나 홍콩등지에 예치됐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계좌추적으로도 불가능한 상태.
때문에 리베이트 은닉 가능성에 대해 노씨외에 이 부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면 보다 가벼운 처벌을 할 수 있다고 보장했을수도 있다.
다른 가능성은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그는 스스로 떳떳한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를 잘 아는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씨는 학자 출신으로 비교적 소심하고겁이 많아 조심스러운 사람"이라며 "지난 93년 갑자기 그가 출국한뒤 도피생활을 해온것은 노씨를 보호하는 것이 1차 목적"이라고 말했다.즉, 그는 노씨의 의도에 따라 막후에서 로비를 벌인 단순한 심부름꾼일 뿐이며 노씨가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된 마당에 더 이상 도피생활을 해야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설명.
이런 관점에서는 단순히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약간의 떡값정도를챙겼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그동안의 재수사로 차세대 전투기 기종이 변경된 대략적인 윤곽이밝혀진 이상, 그의 진술여하에 따라서는 그 구체적인 경위와 리베이트 수수규모 및 은닉장소 등의 규명작업이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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