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평화 열망 더욱 불붙여

11월 4일 세발의 총탄은 '중동평화의 거인'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를맥없이 스러지게 했다.반목과 끝없는 테러 속에서 신뢰와 희망을 일궈내 이제 막 결실을 보게 될즈음이었다.

세계는 경악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주요도시들에서 이스라엘군의 철군 일정이 잡히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첫 자치의회 선거의 원칙도 마련된 이 마당에 다시 광포한 '증오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성급한 우려가 먼저나왔다. 팔레스타인 2단계 자치협정이 조인된지 한달여 만의 일이었다.그러나 라빈총리의 희생은 중동평화의 열망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라빈 피살이후 평화협정을 반대해온 우익 야당에 대한 인기도가 급격히 하락했다.

또 후세인 요르단국왕이 라빈장례식에서 조사를 낭독하고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장이 라빈 미망인을 방문, 위로하는 모습은 중동평화에 대한 열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팔레스타인 자치선거도 돌발 사태가 없는 한 차질없이 실시될 전망이다. 팔레스타인측은 아라파트의장의 공언대로 독립국가를건설한 뒤 요르단연방에 편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의 대변자로 대이스라엘 중재역할을 해왔고 이스라엘과는 오래전부터 우호 선린관계를 다져왔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정착의 가장 큰 관건은 내년 10월 29일 실시될예정인 이스라엘 총선이다.

이스라엘 여야의 전폭적인 지지로 신임 총리에 오른 페레스는 중도우파 연립정부로서 라빈총리의 평화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내년부터는선거에서 지지정당과 함께 총리를 직선하게 돼 있어 페레스가 총리에 선출될경우 중동 평화 일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케 된다.현재로선 페레스총리가 이스라엘 최초의 직선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우익 야당인 리쿠드당의벤자민 네탄야후당수의 인기도는 31%로 페레스총리의 55%에 비해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이같은 페레스총리의 '활약'은 또 다른 난제인 시리아-이스라엘 평화협상의 전도를 더욱 밝게하고 있다.

이미 페레스총리는 전임자인 라빈총리보다 더욱 야망에 찬 제안을 던지고있다. 지금까지이스라엘이 거부했던 골란고원에서 완전 철수도 곧 하페스알-아사드 시리아국왕에게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관들은 페레스총리가 최소한 내년 선거 이전에 시리아와 평화협상을마무리한다는 방침하에 빠른 속도의 협상진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평화협정의 전단계로 안보협정을 논의한 바 있고 평화정착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어 협상은 비교적 순조로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물론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란, 이라크등 보수적 종교이념을 앞세우고 있는국가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다.

그러나 온건 아랍진영과 이스라엘간의 화해와 평화분위기는 성숙단계에 들어섰으며 내년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로 탄생할 경우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보인다. 〈김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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