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임때 경험 조사전열 남길 수 없어"

지난 12일 오후 4시35분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최규하 전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12·12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 김상희주임검사는 "비록 방문조사의 목적이 달성된 것은 아니었지만 최 전대통령과의 면담은 시종일관 좋은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고 13일 밝혔다.12일 오후 4시35분부터 진행된방문조사는 최씨 자택 1층 거실 옆에 딸린응접실에서 약 70분 동안 진행됐으며 최씨는 응접실로 들어서면서 몸이 불편한 것을 여실히 보여주듯 한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고 김주임검사는 말했다.

다음은 최씨와 김상희주임검사의 일문일답 요지.

▲김주임검사 = 요즈음 편찮으시다고 들었는데 건강은 어떠십니까.▲최전대통령 = 94년 10월께부터 요각통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김주임검사 = 검찰이 토요일인 지난 9일과 월요일인 11일중 편리한 시간에 대통령께서 검찰에 출두해 주십사고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만 시한인 월요일까지 출석하시지 않아 부득이 이곳까지 방문하게 됐습니다.▲최전대통령 = (잠시 아무런 말 없이 가만히 있다가) 검찰이 이곳까지 올것이라는 말을 비서관을통해 듣고난뒤 만나서 직접 입장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 방문을 하도록 승낙했습니다.

▲김주임검사 = 지난 94년말과 95년초 12·12사건과 5·18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검찰이 여러차례 최전대통령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에대해 불응하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재수사에서는 검찰이 직접방문키로 했습니다.

▲최전대통령 = 이미 2차례에 걸쳐 검찰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듯이 조사에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김주임검사 = 국민과 역사앞에 진실을 밝힌다는 신념으로 재임시 경험하셨던 일들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최전대통령 = 우선 지난번 검찰에 보낸 서한에서 밝혔듯이 '대통령이 재임시에 경험한 일을 두고 퇴임후에 그 일로 조사를 받는다는 전례를 남길 수없다'는 이러한 나의 생각은 일시적인 감정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김주임검사 = 강제구인이나 법원의 증인신문 절차등 방법을 사용한다면검찰의 조사에 응하시겠습니까.

▲최전대통령 = (이때최전대통령이 '허허'하고 웃으며) 김부장검사등 검찰측이 나를 강제구인하겠다는 보도를 보긴 했지만 강제구인이나 법원을 통한 증인신문과 같은 절차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해 본 일이 없습니다.▲김주임검사 = 현재 저는 검사 개인의 입장이 아닌 국민을 대표해서 대통령께 질문을 드리는 것인데 대통령께서 조사에 응하시는 것이 국민들의 여망인 만큼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지 않도록 당부드립니다.▲최전대통령 = 김부장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이미 밝힌 내 입장을 고수하는 것 역시 내 나름대로 '무엇이 국익인가'를 생각한데서 나온 것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김주임검사 = 특별히 불편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최전대통령 = 언론이 특히 방송사들이 24시간 내내 방송중계차를 집앞에세워 놓아 발전기와 엔진등의 굉음으로 인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이 좀불편합니다.

▲김주임검사 = (오후 5시35분께 최전대통령 자택을 나오기 직전) 혹시 제가 다시 한번 이 곳을 방문하면 대통령께서는 조사에 응하시겠습니까.▲최전대통령 = (한참 동안 아무런 말이 없다가) 개인적인 차원의 방문은언제고 환영하지만 검찰 자격으로서 방문할 경우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만큼 곤란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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