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한국사에서 가장 추앙 받는 인물은 누구일까. 구국의 위업이나 치적에대한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왜란을 막아낸 이순신장군이 단연 압도적이고 다음으로는 세종대왕이 뒤를 잇는다. 진단학회의 한국사에는 이장군 관련기록이 20쪽 분량이나 되고 세종의 것은 9쪽 남짓하다. 조선의 창업공신으로일대를 풍미했던 야심가 정도전의 기록은 3행쯤 된다. 결국 역사의 평가는속세의 명리보다 올곧게 겨레와 나라를 생각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낸 분들쪽으로 기울어지기 마련인가보다. ▲요즘 과거 떵떵거리며 잘 나가던 정치인들을 TV나 언론매체를 통해 접할때마다 새삼 묘한 느낌을 갖게된다. 5공때 군부세력의 비호아래 여야간에 '1중대', '2중대'하면서 '안보논리'에 침이 마르던 그들이, 6공때는 6·29선언의 신봉자로 근래에는 역사바로잡기에 동참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5·6공시절 여당의 모임 때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뭉치자"고 외치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수장들이 줄줄이 영어의 신세가 된 이 마당에와서 '역사는 바로잡아야 된다'며 엄중처단을주장하는 판이니 보고 있는 우리 얼굴이 화끈 거리는 심정이다. ▲세상만사가 모두 그렇겠지만 특히 치자의 경우 뜻을 세울때와 물러날때가 분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쇠고랑 차지 않는다하더라도 인간의 도리가 아닐때는 권력에서 비켜나는 것이야말로 바로 '큰 정치'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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