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가스·폭탄 무차별 대량살상

95년 지구촌은 폭탄과 총성, 피와 반목으로 얼룩진 한해였다. 러시아의 체첸반군, 스리랑카의 타밀반군 등민족과 종교를 앞세우고 자치와 독립을 부르짖는피비린내나는 내전이 세계곳곳에서 끊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앞 대규모 폭탄테러 등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무차별 살상테러는 전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다.지난해 12월 러시아군이 독립투쟁을 진압키 위해 체첸공화국을 침공한 이래 체첸반군과 러시아군간의 무력충돌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금까지희생자수만도 민간인을 포함, 2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친러시아계 체첸정부는 지난 8일 모스크바에서 체첸을 러시아연방의 일부로두되 특별지위를 인정하는 연방협정에 정식 조인하고 14일 러시아 주도로대통령 및 의원 선거를 실시했으나 반군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1859년제정러시아에 합병된뒤 지금까지 지켜온 이슬람민족으로서의 자긍심과러시아에대한 반감을 쉽게 지울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군은 14일 새벽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 동쪽에 위치한 제2도시 구데르메스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는 등 '결사항전'태세를보이고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82년 싱할리족의 학대와 살육에 맞서 봉기한 타밀반군(LTTE)과 싱할리족 정부군간의 내전이 13년째인 지금까지도 좀처럼 그칠기미를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희생자는 모두 3만9천여명. 이중 2천여명이 지난달 정부군 공세이후양측 교전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타밀반군의 거점 자프나시를 장악한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스리랑카대통령은 반군들에게 무기를 반환하고 평화협상에 나서도록 설득하고 있으나반군은 10세 어린이까지 신병으로 모집할 정도로 저항을 늦추지 않고 있다.이밖에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각 지역에서도 '피의 내전'이 계속됐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올해들어 무고한 시민을 대상으로 한 대량 살상테러가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3월 20일 일본 도쿄 지하철에서 발생한 독가스 살포 테러는 가히 전세계를 경악시킬만한 참사였다. 맹독성 신경가스 사린의 살포로 무려 5천5백명의 시민이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심각한 중독현상을 보이며 쓰러졌고결국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어 요코하마 지하철역, 백화점 등지에서 독가스사건이 잇따랐는데 이는특정 인물이나 시설을 겨냥하던 기존의 테러와 달리 불특정 다수에 대한 무차별대량살상을 노렸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가스살포 용의자는 신흥종교단체 옴진리교 신자들로 드러났으며 교주 아사하라 쇼코가 용의자 및 교단 지도자들과 함께 체포돼 살인교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19일에는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청사앞에서 대규모 차량폭탄이 폭발, 연방 마약단속반과 테러 관장기관 직원, 구내 탁아소에 있던 어린이 등 1백69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4백50~5백40㎏으로 추정되는 폭탄이 9층짜리 '알프레드 머레이' 청사 전반부를 아예 사라지게 만든 이 사건은 미국 사상 최대의 폭탄테러로 기록됐다.테러 용의자는 당초 수사당국이 회교 과격파나 아랍인일 것으로 예측했던것과는 달리 평범한 미국 백인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줬다. 용의자 맥베이와 니콜스는 정부의 각종 구속을 거부하는 극우 무장단체 소속으로 밝혀져 '타락한 사회' 전체를 적으로 간주해 투쟁하는 '시한폭탄'과 같은 미국 극우단체 및 광신집단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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