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적재산권-기업 정부 이익단체 무형재산 함께 지킨다

'리바이스'는 미국이 자존심을 걸고 지키는 상표 가운데 하나다.'리바이스' 청바지를 만드는 리바이스 스트로스사는 지난 1936년 청바지뒤호주머니의 위쪽에 붙은 두마리의 말이 그려진 가죽조각을 최초의 고유상표로 등록한 이후 현재 세계 각국에 무려 3천6백여건의 상표를 등록해두고있다.이들 상표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마음만 먹으면 삼척동자라도 그대로흉내낼 수 있을만큼 단순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색깔이나 디자인에 별 차이가 없는 청바지라는 상품의 특성상 '리바이스'는 그 상표의 중요성이 매우크다. 누구나 쉽게 복제할 수 있는 상표를 독자 상표로 지켜내야 한다는 고민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독일의 유명 자동차 BMW의 등록상표를 아십니까. 동그라미를 그저 가로세로로 사등분한 단순한 형태의 BMW처럼 리바이스 상표도 복제가 매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러 등록상표 가운데 단추 상표 하나를 지키는데만 해마다 3백만~4백만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바이스스트로스사 본사.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난이 회사의 홍보실장 데이브 샘슨씨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 회사는 등록상표를지키기 위한 '상표 보호팀'이란 전담기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한다.이 팀의 구성원은 모두 34명으로 그중 4명은 상표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라는 것. 이 팀은 모두 3개지역에 분산돼 있는데, 본사에서는 미국과 남미지역을 맡고 브뤼셀사무소에서는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을, 싱가포르 사무소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각각 분담하고 있다.

미국의 거대기업들은 상표권, 특허권,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동시에 그들의 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이들은 관련 이익단체와 미정부를 동원, 즉각 대처에 나선다. 기업과 이익단체와 정부가 온통 하나로 된 '민관총력전'을 벌이는 것이다.해외에서 지적재산권 침해가 이뤄졌을 경우 이들 3자는 철저한 '이중절차'를 밟는다. 개별기업체는 관련 이익단체와 미무역대표부(USTR)에 동시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익단체는 독자적으로 해당국가에 피해구제신청을 함과 동시에 USTR에 해당국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다. 이에따라 USTR은 '스페셜301조'에 따른 자체적인 무역보복조치와 함께 동시에 세계무역기구(WTO)에 조정을요청하는 또다른 이중절차를 개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개별 기업체가 독자적으로 외국의 해적행위에 대해 직접 법적 해결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졌다. 비디오게임업체 닌테도사의 경우 전문대리점이나 소비자들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직접 해당국 사법기관에 제소, 95년 10월 현재 세계각국에서 모두 2백50여건의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이익단체들은 평소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부단히 전개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 노벨사 등 세계적인 컴퓨터회사들의 적극 지원을 받는 사무용소프트웨어연맹(BSA)의 막강한 영향력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에서 불법복제 소프트웨어와 관련 검찰이 기습단속에 나서곤 했던 것도 사실은 BSA서울사무소의 고발에 따른 경우가 많았던 것.

영화산업의 경우 영화협회(MPA), 미국영화마케팅협회(AFMA) 등 영화산업과직접 관련된 이익단체는 물론 국제지적재산권연맹(IIPA)이나 지적재산권위원회(IPC) 등 포괄적인 지적재산권관련단체와 긴밀한 협조 속에 공동 대처에나선다.

이들 이익단체들의 활동에 강력한 뒷받침이 되는 것은 역시 미정부의 강력한 보호장치라고 할 수 있다.

MPA의 보니 리차드슨 부회장은 "이익단체들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이원칙"이라며 "그러나 필요한 경우 USTR에 스페셜 301조발동 등 무역압력을 요청할 수도 있고 또 USTR이 외국에 무역제재를 취할 경우 해당 이익단체와 상의를 해야만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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