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경제95-'UR대책'빗나갔다

95년은 농산물 시장개방에 대비해 정부가 이제까지 신중한 고려없이 추진해온쌀을 대신한 과수등특용작물 대체정책을 다시한번 생각하도록 한 한해였다.냉해와 한해를 번갈아 입었던 93, 94년에 비해 일기가 순조로웠던 올해는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이 평년작을 웃돌았다. 몇년간 푸대접을 받던쌀이 제가치를 인정받은 반면 사과를 비롯 시장개방에 대비한 대체작물로 각광받던 양파와 마늘,포도의 시세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이같은 현상의 원인은 UR이 타결된 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다.농민들은 '쌀은 한물갔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품목전환이 활발히 진행됐다.경북도는 군위를 중심으로 북쪽은 사과, 남쪽은 포도로 작목전환이 이뤄졌고 마늘과 양파, 고추도 주요 재배품목으로 떠올랐다. 농협 지역본부에 따르면 포도의 경우 90년대 5천7백2ha였던면적이 6천8백ha로19.2% 늘어났고생산량은 59.1%나 증가했다. 양파도 1천8백19ha에서 2천9백66ha로 61.2% 뛰었다. 반면 논면적은 91년 20만1천4백8ha에서 94년 18만3천5백71ha로 줄었다.

포도 중품 10kg의 도매시세가 1만5천원선으로 지난해 2/3수준에 그치고 양파중품 도매가 역시 kg당 3백원을 밑도는 가격폭락이 뒤따랐다. 사과역시 산지가격이 15kg 한상자에 1만1백원까지 떨어져 지난해 57% 수준에 머물렀지만대북 쌀지원과 15년만에찾아온 흉년으로 쌀값은 80kg 한가마값이 15만원이상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한발 늦은 정부미 비축분 방출과 대책없는 가격인하유도, 가격폭락 농산물에 대한 비현실적인 수매정책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올해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지난 9월 농협이 전국농민을 대상으로실시한 조사에서 96년 양파재배 예정면적이 적정수준의30%를 초과하는등 대부분 특작, 과수작물의 재배면적이 줄지않고 있어내년에도가격폭락이 반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정관계자들은 "정부는 가공산업 확대등 안정적 농산물 가격형성을 위한정책 마련에 힘써야겠지만 농민들도 신용거래와 철저한 품질관리로 경쟁력높이는 것이 우리 농촌의 살길"이라고 주장했다.〈김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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