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길스포츠인생-빙판스틱 메카 이뤄야죠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구는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아이스하키의 신흥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지난 92년 지방최초로 용지국교에 아이스하키팀이 창단된후 어린이팀 킹스클럽, 성인팀 레드애플즈에 이어 94년에는 범물중 팀이 생겨나며 지방최대규모를 갖춘 것. 대구에서아이스하키가 이처럼 각광받을 수있게 된데는 김진홍씨(33·현 대구실내빙상장 근무)의 헌신적인 노력이 숨어 있다.대일고 한양대를 거친 서울토박이 김씨는 83년부터 88년까지 6년동안 국가대표 골키퍼를 지냈을만큼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파. 대구와는 전혀 연고가없지만 지난92년 용지국교팀의 코치를 맡아달라는 주위의 요구에 아내와 두아이를 서울에 둔채 무작정 대구로 향했다.

김씨의 대구생활은 지금은 문을 닫은 파동의 스포츠센터 빙상장 2층의 춥고 초라한 방에서 시작했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만은 한없이 뜨거웠다.그러나 아이스하키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팀을 키워내는데는 수없는 고초가 뒤따를수밖에 없었다.

스케이트도 제대로 못타는 선수가 대부분이었고 학교의 지원은 커녕 학부모들조차 장비값, 훈련비 등 많은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었던 것.급한대로 호주머니를 털어 부족한 장비를 구입하고 빙상장 대관료 등 갖가지경비를 충당하다 보니 대구올때 가져온 전세보증금 3천5백만원이 불과 1년여만에 온데간데 없어졌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아랑곳없이 서울에 이어 2번째로 대구에 아이스하키협회를 만들어 실무를 맡는 한편 팀육성에 전력을 쏟았다.

가족들을 부른 것은 2년이 지난 94년. 그해 2월 동계체전에서 용지국교팀이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루며 안정세에 접어들자 그제야 가족과 함께 살생각을 한 것."여건만 된다면 어느 지방이든 내려가겠다는 선후배가 서울에많은데 첫번째로 대구에 온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는 김씨는"고교, 대학팀까지 만들어 대구아이스하키가완전한 구조를 갖추게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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