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면에 난치병 환자를 수용하는 사설 기도원이 딱 한군데 있더만요. 싸리골에 희망복지원을 세운다면 학생들의 불우이웃 자원봉사 실습현장도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이제서야 그런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그런 복지시설이 있는게 흉이 될 수없습니다. 몸 성한 사람들이 장애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은 이 세상에 그 어떤 일보다 가장 거룩한 일입니다. 기독교 정신과 불교 정신 또한 근본 이치는 나보다 낮은 자, 불행한 자, 병든 자를 돌보라는것 아닙니까. 그래야만 죽어 천당과 극락에 갈 수 있다고 가르치잖습니까""경주양 말씀은 좋은데 우리 싸리골은 그런 장애자를 수용할 능력이 없소.보다시피 중늙은이 열 정도가 마을을 지키고 터밭이나 일구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소. 몇 해 전만 해도 봄이면 산으로 들어가 산나물과 약초도 캐고 가을이면 송이도 땄으나 힘에 부쳐 그 수입마저 반으로 줄었어요. 우리끼리 그냥살게 놔두고 다른 장소를 물색해 보우"한서방이 몸을 반쯤 틀어 앉는다.
"그들이 여기로 온다해도 어르신네 신세는 조금도 지지 않겠습니다 쉰여분의 후원회가 조직되어 있어 그분들이 다달이 저금통장에 입금시켜 주는 후원금만으로도 장애인들의 의식주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를 원하는 후배도 함께 올 수 있구요. 두 사람이면 장애자 수발은 물론, 어르신네농삿일까지 도울 수 있어요. 이런 말을 앞질러 드려도 될는지 모르지만, 시우 할머님은 물론이고 어르신네들 연세 자셔 건강이 여의치 못하실 때 수발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 묻혀한가족으로 공동체 사회를 이루어살 수 있습니다"
경주씨가 또박또박 힘주어 말한다.
"우리까진 필요없소. 우린 몸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일하다 자는 잠에 죽으면 되니깐. 내 죽는다고 연락하면 자식들 올테구, 이웃들이 장사지내 뒷산에 묻어줄테구"
실례댁이 일어설 채비를 한다.
"잠시만, 잠시만 제 말 더 들어보세요. 조금전까지 앞날 걱정을 하시더니제가 장애자 열분을 모시겠다니깐 말씀들이 아주 달라지셨는데… 어른신네들은 병신을 수용하는 마을로 소문이 날까봐 두려워하고 있군요. 절대로 그렇지가…"
"잠깐만 경주양. 이제 내 말 들어보우" 윤이장이 경주씨의 말을 막는다. "텔레비를 보자하니 서울경기고등학교 안에 장애아 특수학굔가 뭔가를 세우려하니 동창회에서 반대했답디다. 그 출신들이라면 이 사회에 한 자리 하는사람들 아니오. 그런 명사들조차 반대하는 마당에, 말해 뭘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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