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역센터 당선작 왜 바꿨나

대구무역센터 설계당선작취소사건은 시간이 갈수록 왜 엄청난 파문이 예상되는 당선작취소와 전격적인 재당선작 결정을 감행했는지에 많은 의혹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는 채병하대표가 사실상 무역센터를 혼자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채대표의의중이 과연 무엇인지와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역센터가 내세우는 직원에 의한 심사위원명단유출, 작품내용상문제등표면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는 직원의 심사위원 명단 유출은 회사내부문제로 형사고발등을 한 후 사법부의 판단이 끝난 뒤 결정해야지 검증되지도 않은 혐의를 갖고 당선작 취소로 몰고갈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정보누출의혹은 오히려 다른 곳에서 더 드러난다. 심사위원회의 당선작 결정때 서울에서 내려온 심사위원들은 서울 희림건축을, 대구 심사위원들은 대구업체에 투표한 것으로 밝혀졌는데다 무역센터는 사전 정보누출혐의를 두고있는 현운봉전건축부장에게 "희림건축에 투표할 것"을 지시한 것도 드러났다.

이는 심사위원들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등 최악의 경우라도 현부장만 희림건축에 투표하면 희림이 무난히 당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외벽이 유리로 돼있고 소음이 심하며 관리비가 많이 든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는 것임이 전문가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건축대상을 받은 서울 포스코건물과 대구 우수건축물대상인동양투신건물도 외벽이 전부 유리로 돼 있다는데서도 쉽게 알 수 있다.그렇다면 채대표가 주장하는대로 '대구무역센터는 후손에게 길이 남겨줄우수한 건축물이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문제가 있는 작품을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는 것일까.

사실 채대표는 회장을맡고 있는 대구상공회의소일보다 대구종합무역센터추진에 더 몰두해왔다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애착을 가졌다면 설계기준과 지침을 위반한 업체 작품을 무리해가며 재당선작으로 결정할 리 없다. 따라서 심사위원수나 건축부장을 심사위원에 임명한 것, 건축부장에게 특정업체를 결정토록 한 것등을 보면 무역센터는 처음부터 특정업체의 당선을 염두에둔 것으로밖에 다른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면 무역센터의 이같은 봐주기 심사는 왜 생겼는가. 여러가지 억측이 나오고있다.

그 하나는 건축비만 2천억원이 예상되는 대구종합무역센터 건축에 채회장이 자신이 경영하는 대하건설을 참여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추측이다.

통상 설계 감리업체와 건설업체는 공사기간동안 밀월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공기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기 때문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다.또다른측면에서는 채회장이 거부하기 어려운 고위인사등 외부압력이나 청탁이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오르내리고 있다. 〈최정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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