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너무도, 너무도 힘들었던…

이제 나흘후면 1995년도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간다.해마다 맞는 연말이지만 세모가 되면 우리는 곧잘 '다사다난했던 한해' '격동의 한해'등의 말로 지난 한해를 표현한다.

*지역기업인의 넋두리

대구지역 기업인 특히 중소기업인들은 그 어느해보다 올해를 '정말 힘든한 해였다'고 말한다. 전국 최고의 부도율과 물가고의 한파로 굳이 지역경제현황을 설명하지 않더라도 올 한해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어느정도인지를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라전체가 나라살림 살찌우기를 위한 '경제'는 뒷전에 밀어놓고 한해동안 정치권 문제에만 매달려 결과를 놓고 보면 정부가 '경제권 죽이기'를 주도한 감도 없지 않다.

연초부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섬유경기가 4월이후 수출악화로 이어지면서 업계의 체감경기가 일년 내내 바닥권을 헤맸다. 지역경제의 주종산업인섬유산업의 불황은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더욱 가속화시키며 장기 침체를 불러왔다.

30여년만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바람도, 경제회생을 선거구호로 내세운 민선시장 당선자의 큰소리도 별도움이 되지 못했다.

지자체는 물론 상의를비롯한 각종 경제단체등 경제주체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지 못하고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아래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지역경제회생의 길은 없다며 손을 놓고 말았다.

*'체감경기' 내내 바닥권

지역기업의 97%이상이 중소기업인데다 이들 대부분이 약간의 충격에도 도산하는 한계기업인 영세기업으로 더이상 버틸 힘을 상실, 부도사태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지난 11월의 지역부도율이 0·73%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말 연쇄부도 위기설이 나돌기 시작, 지역경제는 꽁꽁 얼어붙어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건실한 것으로 소문난 주변의 기업이 어느날 부도가 나는 것을 보고도 남의 일로만 여겨야 하고 자신의 앞가림에 전전긍긍하기 바빴다.여기에 지역경제를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트린 치명타는 바로 노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다. 비자금사건은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대구시 경제활성화기획단창설과 해외시장개척활동,삼성·쌍용자동차공장의 역내유치는 물론 위천국가공단지정 외자도입국제공항건설 사회간접자본확충등 지자체와 지역상공인들이 힘들여 추진중인 활동을 일시에 중단시켜 버렸다.비자금사건은 김영삼대통령 취임과 함께 찾아온 정치권력의 소외의식에 겹쳐 지금까지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경제지원에 대한 미련마저 상실, 최소한의 홀로서기 의욕마저 잃게 만들고 말았다. 기업인들은 한숨만 쉴뿐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도 못내고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사정이 이러하다한들 어쩌랴. 대구경제는 대구사람들이 살리고 만들어 가야한다. 각종 어려움이 산적해 있고 도움을 청할 곳도 없지만 우리스스로 출구를 만들어 뚫고 헤쳐 나가야한다. 어떻게 되겠지,설마 죽도록놔 두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경제자생력 길러야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홀로서야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주체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또 기업인은 물론 기업도 스스로 자구노력과 함께 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지역경제발전에 그 마인드를 맞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지자체, 기업및 지역주민 모두가 힘을 모아 배전의 노력으로 다가오는 새해는 지역경제회생의 일대 전환점이 되도록 하자.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96년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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