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일 오자와 정치전면에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일본신진당 간사장이 27일 신진당 당수에 당선됐다. 그동안 당은 물론 국정까지 호소카와(세천호희)·하타 쓰토무(우전자)·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전총리등을 '얼굴마담'으로 앞세워 일본정국을 요리해온 오자와가 정치전면으로 부상함으로써 일대 변화와 파란이 예상되고 있다.이번 선거는 연출가와 배우의 한판 대결이었고, 나아가서 선거전문가와 대중정치인의 힘겨루기였다. 그러나 결과는 선거전문가이자 연출가의 승리로끝났다. 호소카와 비자민 연립정권때부터 '연출가는 오자와, 배우는 하타 쓰토무'라던 두사람의 당수 경선은 당초부터 게임이 되지 않았다. 개표결과 오자와는 1백12만12표, 하타는 56만6천9백98표를 얻었다.

이번 선거는 신진당이 처음으로 '국민 참가형 당수공선제'를 실시, 국민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으며 그것이 앞으로 정계재편의 불을 지필것으로 보여 정국은 야당 당수의 교체를 계기로 큰바람에 휩싸이게 될 것 같다. 빠르면 내년초로 예상되는 총선은 자민당과 신진당이 집권을 위한 치열한 격전을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진 사회당이 가세한 자민당이 우세하지만사회당의 이탈과 신진당 새바람의 진로여하에 따라 집권가능성은 어느쪽으로기울지 가늠하기 어렵다.

집권을 어느당이 하든 보수양당체제에는 변함이 없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용태랑) 통산상이 이끌고 있는 자민당이 보수성향인데다 극우성향인 신진당이 가세할 경우 일본은 경제대국에 이은 군사대국을 지향해 나갈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다나카(전중)-다케시타(죽하)파 (일명 경세회)에서 함께 활동한 경험이 있는 오자와-하시모토가 당은 다르지만함께 손잡고 극우보수쪽으로 달리면 패전 50년만에 겨우 일기 시작하고 있는일본 거듭나기운동은 후퇴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자와는 93년 자민당을 탈당하여 38년간 장기집권을 해온 자민당을붕괴시킨 정계 실력자이자 나름대로 선명한 색깔을 지닌 정치인이다. 그는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평화유지활동을 위한 유엔경찰부대 창설등 국제군사적역할 확대를 주장하는 군사대국 지향적인 사람중의 한사람이다.오자와는 "사과할것은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는 호소카와나 하타 쓰토무와는 달리 지난 80년대초 교과서 파동시에도 "사과할 필요없다"고 버틴 사람이다. 그는 이번 당수선거 유세중에도 "한국과 중국이 정치적 의도로 반일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오자와가 막후생활을 끝내고 일본정치의 전면에 나선 이상 온건시대는 끝났다고 봐야 할것이다. 내년초로예정된 총선이 끝나고 안정을 얻으면 그들은 정치대국이란 이름아래 군사대국의 길로 들어설것이며 그것이 때론 동아시아의 평화에 위협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그림자에 짓밟히지 않도록 자구노력을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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