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재계의 세대교체

올 우리나라 경제계가 맞은 가시적인 변화중 가장 큰것은 세대교체이다.삼성 현대 럭키금성등 우리나라 3대그룹을 비롯해 코오롱등 유수한 그룹이오너를 교체하거나 소위 전문경영인들을 보다 젊은층으로 대폭 교체했다. 이에따라 30대 이사가 흔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재계에서는 리엔지니어링 리스트럭처링등 구조개선을 통해 전문경영그룹을 장년층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지만, 이는 바로 산업화시대에 이어 닥쳐오는정보화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조치였다. 코오롱그룹의 이동찬회장이 물러나면서 한 "우리와 같은 컴맹세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퇴임사가 바로 이러한 경영분위기의 변화를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하겠다. 앨빈 토플러가 예측한 정보화라는 제3의 물결이 도도히 밀려오는 현실에서 산업화에 맞춰진 의식구조로는 신속하고도 적절히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이는 또한 우리나라가맞고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볼수 있다. 즉 우리의 정경유착이라는 개발연대의 구조를 깨고 이제는 정·경이 분리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선행되어야 겠지만 재계에서도 이에 맞춘 조치가 있어야 했고 이것이 세대교체라는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최근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으로온세계가 시끄러울때 나온 말이 "한국기업들은 그렇게 많은 준조세를 물고도 어떻게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았느냐"는 경탄이었다. 우리경제가 후진적 구조였을때는 이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경제구조도 선진국문턱에선 고도산업구조며 시대또한 거의 모든것이 드러나는 정보화사회이기때문이다. 세대교체가 정경분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완성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그리고 최근의 재계의 세대교체는 정치권의 필요에 의한 권유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급작스런 교체는 이양준비의 미비와 고령자경영인의 경륜활용이 단절된다는점에서 부작용도 예상된다. 어떻든 이뤄져야할 사안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보다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우리나라 재계에서 과연 창업주 경영과 2세경영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꼭히지적하기는 어렵다. 다만 연령의 격차에서 오는 의식구조의 차이정도라고 볼수 있다. 이런점에서 당장 2세경영에서 무엇을 기대해서도 안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오너가 젊어진 만큼 경영도 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를 맞는 하나의 표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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