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때는 대개 지난 일들을 마무리 짓고 앞으로할일들을 계획한다. 그러나 1995년을 보내는 정계는 뒤숭숭하다.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를 어떻게 치를지, 헌법재판소의 뒤 늦은 결정때문에 각당이 모두 곤혹스럽다. 선거구조정을 4대1로 한다는데 4당이 합의했다고 하니 중대선거 구제는 완전히 들어갔다고 보아도 좋은지?*선거구조정 새파장
선거구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따라 선거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이미 많은 수의 후보자들을 정해 놓은 각당은 다시 조정하느라고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다.지난번 정기국회중에 헌재의 판결이 나왔더라면 마지막 국회에서 선거법을 고칠때 선거구를 조정할 수도 있었을 터인데 중대한정치적 사안을 너무 무성의하게 다루고 있다.
선거가 백일정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각당의 선거태세도 정비되어 있지 못한것 같다.
신한국당의 김윤환대표는 그사이 김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민주계의 기세를일단 제압한 것처럼 보였으나 민주계의 공격은 여전했기에 28일, 대통령으로부터 다시 신임을 확인받았다. 대통령이 김대표를 신임한다면 민주계의 중진과 함께 한자리에서 그것을 확인해 주고 실제로 더이상 김대표를 흔드는 발언들을 삼가도록 해야할 것이다.
어제신문에는 신한국당의 지도부가 바뀔것이라는 보도와 그렇지 않을것이라는 보도들이 엇갈려 나왔었다. 총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지도부의교체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좋다고 할수없다. 왜 그런 소문이 났는가하면 김대통령이 12월 중순에 이회창 전총리를 청와대로 불러 만났는데 그것을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지금 나도는 또 하나의 소문은 박찬종씨의 영입이 거의성사단계라고 하는 것이다.
*여·야 총선 지상목표
김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당을 개편하기 보다는 개각을 통해 민심을 장악해 보려고 고심했던 것같다.
고사하는 이수성 서울대 총장을 어렵게 설득하여 총리로 임명한 것은 YS의커다란 수확이었다. 이총리를 굳이 경북 출신으로 발표한 것을 보면 TK표가걱정은 되는 모양이다. 국무총리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는 볼수없으나 과연 5·6공 청산으로 돌아선 TK의 정서를 어느정도 돌이킬 수 있을는지, 그 성과는 선거를 치러봐야 알겠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벌써 5번째의 총리를 임명하고 있다. 현대정치이론에서는 정치와 국가의 운영을 '경영'의 개념으로 분석하기도 하는데 기업에 비유할 때 회장이 경영일선을 책임질 사장을 3년이 못되는 사이 네번을 갈았다고한다면 그 회사를 우리가 얼마나 신임할 수 있을까. 당대표도 여러번 갈려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렵다. 김대통령이 집권 후반을 잘 마무리하려면 이총리로 하여금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야할 것이다. 이총리는 걸출한 인물이면서신의가 두터운 사람이다. 기대해 보기로 하자.
내년 총선에서는 김윤환대표도 인정했듯이 여소야대가 될 것은 분명하고어떻게든지 제2당은 면해야겠다는 것이 신한국당의 지상목표라고 한다. 그런데 지금 당에서는 김대표가 당선위주로 공천을 하려는 반면에 민주계는 개혁적 인사들을 더 많이 영입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국민회의는 보수성향의 사람들을 포섭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니 이념적으로는 신한국당과 거의차별이 없어질 것같다. 그 틈 사이에서 자민련은순수 보수는 자기당 밖에없다고 선전한다. 민주당은 3김청산을 내세우고 있으나 워낙 큰 사건들이 언론을 차지하고 있어 별로 부각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정책대결장 펼쳐야
어쨌든 다음 선거는 이념이나 정책 대결이 아니라 지역주의로 결판날 것이뻔하다. 그러므로 서울·경기의 중부지방에서 어느당이 더 많은 의석을 따느냐가 제1당을 결정할 것이다. 앞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면 손해는 국민회의와자민련이 보게 되어 있으므로 도시에서의 싸움이 더 치열해 질 것이다. 그리고 대구·경북은 현재 어느정당에도 기울어져 있지 않아 무소속과 신한국당,그리고 자민련의 각축장이 될 것같다. 선거 결과 여소야대가 되면 3당 합당의 전례에 비추어 정계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선거 이후의 정당간의이합집산은 투표자에 대한 배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무소속으로 입후보할 정치인들은 이 점을 분명히 밝히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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