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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미망인과 두 남자의 사랑

새해부터 장편 현대소설 '우연한 여행'으로 매일신문 독자들을 만나게 될향토(청송)출신 중진 소설가 김주영씨는 그동안 대하 역사소설을 주로 써왔다. 조선조 백성들의 삶을 저잣거리의 언어로 풀어놓은 대하소설 '객주'(전9권)와 '화척' '활빈도'등은 그의 대명사처럼 돼 있다. '김주영'하면 으레 역사소설을 떠올릴 정도다.이러한 이미지때문에 이번의 현대소설물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단편 현대물을 몇몇 문예지에 발표한 적은 있으나 본격 장편소설을 시도하기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새 소설 '우연한 여행' 연재를 앞두고 '모험'이란 말을 하고 있다.세살바기 딸을 둔 30대 미망인이 여행을 통해 알게 된 두 남자와의 연애가기본 줄거리이다. 주인공이 비교적 젊은 여성이어서 부담스럽다는 김씨는 자신이 쉰을 한참 넘긴 남성이라서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어느 정도 섬세하게 그릴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문단에서는 김씨가 철저한 장인정신과 탁마조탁의 문장력으로 정평이 나 있어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것으로 보인다.

1백80cm가 넘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그는 대학노트 한 행마다 두 줄의문장을 깨알같이 써서 다시 원고지에 옮긴 뒤 마침내 문장을 완성시킬 정도로 꼼꼼하기로 유명하다. 더구나'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등단 직후부터 다루고 싶었던 소재이며 이번에 그 꿈을 펴보게 됐다고 털어놓고, 지난날의 열정을 다시 한번 오롯이 일깨워보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지난 81년 '객주' 초판이 나왔을 때 문학평론가 염무웅씨는 "조선조의 토속어와 서민언어가 작품 속에 무진장 녹아있고 보부상의 애증과 갈등, 계략과 음모에 의한 사건 전개가 절묘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소설가 김원일씨도 '객주'는 서민의 한과 서정을 극명하게 묘사해 큰 성과를 거뒀다고 풀이했다.

1939년에 태어난 김씨는 서라벌예대(중앙대 예대 전신) 문예창작과를 나왔으며 71년 '월간문학'에 단편 '휴면기'가 당선돼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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