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부의 주도로 5.6공 시절의 탈법과 부정을 수사하면서 역사바로잡기라는 말을 애용하고 있다.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말은 누군가의 고의나 부주의에 의해 지난 일들에 거짓과 잘못이 섞여있어서 그것들을 가리고 골라내어 잘못된 부분은 뜯어고치고 거짓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는 이야기다. 이 일은 그러나 당장 수출이 몇 십억불 느는 일도 아니고 국민들의 실생활에 어떤 도움이나 이익이 되는 일도 아니다.
불안-심란한 작업
이익은 커녕 전직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잡혀가는 형편이라, 일반 국민들은 낭패스럽고 불안해서 마음만 더욱 어수선하고 심란할 뿐이다. 그러나 지혜롭고 눈치 빠른 국민이라면 이 불안하고 심란한 작업이 실제로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한강에 다리 열 개를 놓는 것보다더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지 않고 그대로놓아두면 훗날 또 누군가가 그 잘못된 역사를 고스란히 본받아서 우리나 혹은 우리 후손들에게엄청난 재앙을 가져다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상상하기도 끔찍한 일이지만 지금 이 시간에 우리나라에 다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가정해보라. 그때 우리가 입을 손실은 한강 다리 열개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선 진실을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진실은 어둠속에 감춰진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익명의 사실이다. 사실은 사실이지만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사실이 밝은 세상으로 끌어내주어야만 그 사실은 비로소 스스로 움직일 동력을 얻어 그 본래의 막강한 힘을 행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진실은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유리하거나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감춰진 未知의 사실
어떤 사람에게는 진실은 그 사람의 약점을 드러내는 치명적인 원인제공의 역활을 할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당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치욕이나 양심의 가책을 안겨줄수도 있다. 그래서 진실은 땅속에 깊이 묻혀있다가 당대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후 뒤늦게 후세 사람들에게 밝혀지는 경우도 있고 더러는 아예 발굴되지 않아 영원히 미지의 사실로 역사 갈피속에 잠자는 것도 있다. 정의를 사랑하고 진실의 힘에 믿음을 지닌 사람만이 손익계산을 무시하고 과감히진실 발굴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래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땅속에 묻힌 불발탄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동네주변 어딘가에 불발탄이 묻혀있다는 사실만 어렴풋이 짐작할뿐, 어디쯤 있는지 얼마만한 크기인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발탄이야말로 그 위험과 불예측성으로 하여 당대를 사는 모든 사람에게 두렵고 불안한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불발탄은 발견하는 즉시 제거해야 마땅하다. 불발탄을 제거할때 발생하는 여러가지 위험과 불이익 때문에 혹은, 불발탄이 붇혔다는 소문으로 우리동네 땅값이 폭락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불발탄의 제거를 머뭇거리거나 유예할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는 그대로 방치해둔 불발탄 때문에 너무 많은 국력을 소모했고 너무 막대한 희생을 지불했다.
歷史오점 다시 없어야
해방후 친일 무역자를 올바로 처단하지 못한 죄로 우리는 우리 역사에 씻지 못할 도덕적 오점을남겼으며, 일본과 국교정상화때 우리의 온당한 요구를 관철시키지 못한 죄로 우리는 두고두고 일본 고급관리들의 모욕적인 망언을 들어야 했고, 5.18군사 쿠데타를 제대로 논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몇년후 12.12라는 또 한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겪어야했고, 5.18광주 항쟁을 제때에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그 후유증에 열병 앓듯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진실을 드러내고 거짓을 밝혀내는 작업이 계속되는 동안에 우리는 아마 그 작업의 부작용으로 당분간 마음의 혼란과 심리적 몸살을 겪어야 될것이다. 그러나 그 몸살과 아픔은 우리 역사의 도덕적 청결을 위해서는 당대를 사는 우리들이 당연히 겪어야될 아픔이요 몸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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