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가 5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후임 총리는 연립3당 합의에 따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자민당 총재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다. 하시모토는 오는11일 중.참의원 임시합동회의에서 정식 결정된다.
취임당시 단명에 그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5백55일이란 장수를 누린 무라야마총리의 퇴진은 '일본정국'이란 휴화산에 불씨를 지핀 형국으로 일대 지각변동은 필연으로 따를 것이 분명하다.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신진당 당수의 취임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한 일본정계는 그의 정적이자맞수인 하시모토의 총리 취임과 맞물려 '2차 정계개편'이란 대파란을 예고하고 있다.93년 7월 자민당 정권의 붕괴이후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등 3당 연립체제속에서 제2당 당수로총리직을 수행해야 했던 무라야마는 재임기간동안 항상 한계상황을 느꼈고, 그것은 '지도력 부족'이란 어쩔수 없는 꼬리표로 연결되곤 했었다. 거기에다 일본내 여론조사때마다 인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시모토가 수면위로 부상해줄 것을 기다리는 세력들의 만만찮은 움직임이 결국 무라야마의 퇴진을 재촉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일본 정국은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등 뜻이 다른 사람끼리의 '불안한 동거'가 청산됨과 동시에 막후 연출자들이 무대전면으로 등장하여 이른바 하시모토 對 오자와의 한판 승부가 끝나면 두번째 이합집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때 일본내에선 '이치류(이치로-류타로) 전쟁'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유명했던 두사람의 대결은 아무도 결과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둘다 강점도 많고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하시모토-오자와는 올 4월께나 늦어도 7월에 치러질 총선거에서 진정한 실력자를 가리게 된다.두사람 모두 2세의원으로 같은 게이오(慶應)大 출신이며 故다나카전총리가 아꼈던 인재들이다. 나아가서 이러한 공통분모속에서 성장한 이들이니 만큼 정책내용도 너무나 유사하다. 특히 하시모토는 스스로가 일본의 과거사를 정당화하는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 장본인이다. 오자와 역시 하시모토와 맥을 같이하는 △미래지향 △과거유보 △美.日관계및 유엔중시 △적극적 국제공헌으로 군사대국화를 꿈꾸고 있는 인물이다.
앞으로 하시모토가 집권하는 일본 정국은 자민당이 전면으로 부상하여 그동안 추진해온 對北관계업무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과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와 對북한 쌀지원문제도일본측에선 자민당이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와 韓日합방을 둘러싸고 정치인들의 망언이 계속되고 있는 판국에 일본 지도자들이 역사인식의 방향을 바꾸지 않는한 韓日간의 갈등은 심심찮게 빚어질 것 같다. 그리고 두사람의 확대지향적 大國化觀은 우리가특히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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