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자 대구.경북

"문화예술진흥"

▨사회=지방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진흥책이 다각도로 마련돼야할 시점입니다. 이즈음 '세계화'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만 지방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변화와 저변확대 없이는 문화예술의 균형있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선진국의 경우처럼 문화예술을 누구나 자유롭게 누리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쉽습니다. 올해는 '문학의 해'입니다만대구.경북 문화예술 발전의 걸림돌과 활성화 방안이 무엇이며, 그 활로 트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해 보았으면 합니다.

▨鄭点植='지방화'란 말자체가 듣기 거북할 때도 있습니다. 이미 고속정보화시대에 진입해 지역간, 국가간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는 마당에 지방과 서울을 구분하는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이제까지의 단절과 차등을 극복하고 개방과 융화로 나아가는 '국제화' '세계화'가 중요합니다. 물론 지역의 특색있는 문화를 보호.육성하는 대책 마련은 선행돼야 하겠지요.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세계화'도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金完俊=그동안 문화예술 지원의 중앙집중화로 지방의 문화예술 활동은 적지않은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순수문화예술, 특히 지방문화예술이 정부기관과 매스컴 등을 통해 호도되고 있는느낌마저 없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더라도 지방문화, 순수예술 진흥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도 바로 잡혀야 한다고 봅니다. 문화는 항상 뒷전으로 밀린 탓에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언제나 냉대를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사회=한 나라의 문화가 제대로 꽃피려면 '지방'의 문화적 토양이 건강해야하며 지역간의 균형발전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중앙비대, 지방약체'라는 비정상적 발육을 답습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행정이 서울 중심으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지방문화는 상대적으로위축되고 소외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지방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여건은 열악하기짝이 없습니다. 이같은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방향모색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봅니다만....▨金=음악.연극.무용등 무대예술의 경우 공간부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지역 문화예술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잘 아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수용해줄만한 수준급의 무대공간이 너무 모자라 안타까운 실정입니다.또 이런 이유로 외국의 유명 연주단체들의 공연이 대구를 비껴가는 경우가 허다해 소외감마저 느낄 때도 있습니다. 부산만 하더라도 경제적 여건이나기업체들의 후원등이 대구보다는 훨씬 앞서 있습니다. 앞으로 과거의 틀을 벗지 못할 경우 대구.경북은 문화후진지역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느낄 정도입니다.최근 제2문화예술회관 건립계획이나 삼성그룹의 대규모 공연장.전시관등의 건설(구 제일모직 부지) 계획은 고무적인일들입니다. 문화시설의 확충과 인재 양성은아주 중요한 과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鄭=예로부터 이 지역은 공통된 기질 탓인지 일정한 패턴에 집착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다시 말해 타지역에 비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양한 시각과 인식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쪽만을 고집하는 경향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80년대 이후 침체현상을 보이는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봅니다. 부족한 시설을 힘을 모아 만들어내려는 의욕과 의지가 요구되며, 제대로 운영하려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도 서서히 높아지게 되겠지요. 그런 풍토 조성이 정말 아쉽군요.

▨金=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습니다만 대구시와 경북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예산지원이 전체예산에서 본다면 너무나 미미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21세기가 불과 5년앞으로 다가왔는데도우리의 형편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사실에 대해 문화예술진흥을 포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관의 소리까지 나오고있습니다. 현재의 재정규모에 비쳐볼때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방정부의 지원이 이같은 수준이라면 정말 문제라는 여론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사회=정부가 올해를 '문학의 해'로 정하고 범문단 차원의 기획사업들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지만 예산은 고작 10억원에 불과해 문인들은 물론 문화예술계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기도 합니다. 그때문에 문화계 일각에서는 더 많은 예산 확보와 사업의 내실화를 위한 방향감각 찾기등 조직적 조율이 요구된다는 여론도 일고 있는 형편입니다. 대구에도 '시와 반시' '사람의 문학'등 본격적인 문학 저널리즘이 등장해 기대를 걸게 하고 있습니다만 '문학의 해'를 계기로 더욱 발전적인 전기를 찾아야 하겠지요.

▨鄭=정책 입안자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은 아직 너무 미흡합니다. 문화예술을 지나치게 돈과 결부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일정한 수준의 뒷받침은 필요하지 않습니까. 다른 한편, 인구 7백만명이넘는 대구.경북지역에 아직까지 시립이나 도립미술관 하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문화적인 토양이얼마나 척박한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사회=문화예술계 내부의 고질적 병폐도 적지 않다고 봅니다. 앞으로 이 지역의 문화예술이 한단계 높이 도약하기 위해 고쳐야할 문제점들도 짚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鄭=요즘 문화예술계의 풍토에는 '내가 전부이고 내것이 아니면 모든 것이 아니다'라는 식의 아집과 독선이 팽배해 있습니다. 인맥과 학연에 얽매여 예술외적인데 정력과 시간을 낭비합니다. 그분야에서 뛰어난 예술가들이 존경받지 못하고 유망한 신인들도 제대로 육성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내부의 벽' 때문에 문화예술의 가치와 탄력이 떨어지고 발전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서로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동반상승'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金=지난해 대구의 연극인들이 힘을 결집해 만든 연극으로 전국연극제에 참가해 사상 처음으로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연극인들이 합심해 좋은 연극을 만든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사회=지난해 한국미술사상 최대규모 비엔날레가 광주에서 열렸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만한 역량이 없겠습니까만 행사를 기획하고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결집력에는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방안은 없을까요.

▨金=우선 향토사랑운동처럼 새로운 문화예술운동이 일어나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계,시민단체, 언론계, 교육계등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 문화진흥을 위한 캠페인과 사업을 펼쳐 시.도민들의 인식전환을 유도하고 영향력을 뿌려나가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분위기를고양시켜 문화적.예술적 파장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鄭=소수의 그룹이 주도하는 폐쇄적 예술행사보다는 시민들의 관심을 모을 수있는 행사를 위해'개방'의 의미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또 예술행정가들은 전문성을 높여야 겠고, 문화예술계와의진지한 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그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국제예술행사등도 차츰 마련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사회=이제까지의 논의는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기업체들의 지속적인 후원,시민들의 인식변화, 문화예술계의 풍토쇄신 등으로 요약할 수있겠습니다. 이처럼 여러 수레바퀴의이빨이 서로 맞아 새로운 비약을 가져올 수있도록 올해는 우리 모두가 관심과 사랑을 기울였으면합니다.〈정리.徐琮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