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통신원코너-태엽라디오 나온다, 남하공서 생산 선풍적인기 예상

태엽을 감아 작동되는 라디오가 선보여 각광을 받고 있다. 전기도 아니고 건전지도 필요없이 시계처럼 태엽을 감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라디오가 출현한 것이다. 새해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는 이 라디오는 한번 태엽을 감으면 40분정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베이젠프리 플레이'라는 이름의 이 태엽라디오는 당초 제3세계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발명된 것. 오지에 떨어져 문명의 이기를 접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라디오이지만건전지를 제때에 구할 수 없으면 사실상 무용지물.

이 라디오의 발명가 트레버 베일리스는 1991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만든 보건건강 프로그램을 보고난 뒤 건전지가 필요없는 라디오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제작에 착수했다고 전해진다. 비싼 가격의 건전지 때문에 에이즈 교육, 가족계획 등에 관한 각종 건강정보를 전하는데 고심했던 WHO는 태엽라디오의 출현으로 활동의 새로운 전기를 맞은듯 보인다.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 타운 공장에서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달 안으로 3만5천대의라디오제품이 쏟아질 전망이다.

영국정부의 '해외개발부'에서는 라디오 제작에 이미 20만파운드를 기부했고 비정부기관(NGO)에무료로 배부할 3천대의 라디오를 주문해 둔 상태이다.

우간다 정부는 5천대의 라디오를 신청해 두고 라디오가 보급되면 에이즈 추방 캠페인이 더욱 성공적일 것이라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고 전해진다. 태엽 라디오는 아프리카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나라 사람들에게도 역시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영국의 자선단체 '전쟁고아'의 데이빗 윌슨 국장은 "베이젠 라디오는 보통 발명품이상의 물건"이라고 크게 기뻐하고 있다.

전쟁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이 태엽 라디오는 삶과 죽음의 차이까지 가져다 줄 수 있을지도모른다. 지뢰가 묻힌 장소를 알려준다든가, 날씨와 식수, 공중위생, 실종자 찾기 등등에 라디오가혁혁한 공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BBC월드 서비스는 국제적십자사와 손잡고 전쟁에 지치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줄 라디오 연속극을 제작해 내보낼 계획이다.

런던의 유명백화점 '해로즈'에서 80파운드의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는 이 라디오는 문명의 이기를별어려움 없이 접하고 있는 일반인들에게조차 확실히 신기한 발명품 이상의 의미로 다가올 듯하다.

〈옥스퍼드.권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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