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체첸반군의 인질극은 또다른 세곳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러시아측의 '인질희생 不辭'방침이 사태를 극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람의 목숨을 중시하고인간이 중심이 되고 인류의 공존과 복지를 실현하려는 휴머니즘은 인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땅 어디에서도 찾아 볼수가 없다.
지난 10일 체첸반군이 키즐랴르市의 한병원을 기습하여 3천여명을 인질로 잡으면서 시작된 인질사태는 러시아측과 협상이 결렬되면서 언덕아래로 구르는 마차꼴이 되고 말았다. 러시아측은 체첸반군과 대치중 보안군병사 6명이 처형당하자 이의 보복으로 공격용 헬기, 로켓포, 야포등을 동원하여 반군과 인질을 구분하지 않는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체첸반군이 인질을 데리고 있던 페르보마이스카야마을은 초토화됐고 반군과 인질들의 사상자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무도 살아있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러시아측의 초강경방침이 알려지자 체첸인들은 곳곳에서 게릴라를 결성했으며 지도자 두다예프장군도 거점별 분산공격을 명령했다. 16일 오후에는 체첸게릴라 20명이 승객과 승무원 2백55명을태우고 터키 트라브존港에서 러시아 소치로 떠나는 아브라지아호를 습격, 흑해로 끌고 나갔다. 체첸출신 터키인 무하마드 토칸은 "러시아가 페르보마이스카야의 동료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여객선을 보스포러스해협에서 폭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또 16일 새벽엔 또다른 게릴라들이 체첸수도 그로즈니 외곽의 발전소를 습격, 근무자 40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중이다. 17일에는 게릴라들이 체첸서부지역에서 건설근로자 30여명을 납치, 동료들의 석방과 아울러 체첸공화국의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체첸사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란 등식으로 맞서 왔기 때문에 피의 보복이 되풀이되고 있다. 독립을 요구하는 체첸민족의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도 있고 정당하다. 그러나 테러와 인질극이란 그 방법은 결코 정당하다고 말할수 없다.
그리고 다민족과 다국가의 연방으로 이뤄져 있는 러시아로서도 소수민족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줄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치 못하고 더욱이 무고한 인질의 목숨까지진압작전에 희생시킨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체첸민족은 대부분 이슬람교도로 '이교도와의 전쟁에서 싸우다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굳건한 종교적 신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의 독립을 부르짖으며 저지른 인질극 사태가 실패하고 또 무력을 앞세운 러시아군이 힘으로 밀어 붙여 승리한다해도 그들의 독립의지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것이다. 러시아도 체첸민족과의 화합 공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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