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의사 "좋은 시절 다갔다."

미국 의사들 가운데 좋은 시절 다 지났다 며 한숨짓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있다.

지난 20여년동안 의사수가 거의 2배나 증가하고 의료관리체계가 확립되면서 수입이 예전같지 않은데다 설자리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개월에 걸쳐 의사과잉공급 문제를 연구해온 美의사교육위원회는 지난25년간 의사수가 2배로 증가했다고 밝히고 정부는 의사를 양산하는 전문의 실습과정프로그램의 축소조치를 취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위원회가 말하는 美의사의 주요 과잉공급원인은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개업의로 남은 외국 의과대학졸업생의 유입. 레지던트 수련을 받기 위해 미국에입국하는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수가 미국내 50개 의과대학 졸업생수와 맞먹으며 이 가운데 75%는 미국에 남아 개업의로 활동한다는 게 이 위원회의 주장이다.

이 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외국 의과대학 출신 레지던트의 수는 지난 88년 1만2천4백33명에서 93년에는 2만2천7백6명으로 82%가 늘었다. 같은기간동안 美의대 졸업생수는 1만7천5백명이었다.

버지니아대 부총장이며 美의사교육위원회 위원인 돈 데트머박사는 각 병원에서 운용하고 있는 레지던트 체계를 연방정부에서 재검토하고, 레지던트 1년차모집인원을 줄여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데트머 박사는 또 레지던트 선발시 美의대졸업생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고 도시빈민층을 상대하는 대부분의 병원이 외국태생의 레지던트에게 기본치료를 맡기고 있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의사의 과잉공급과 함께 의사들을 고민에 휩싸이게 하는 것은 의료관리체계의확립. 의료보험과 의료수가의 컴퓨터 처리등 꽉 짜여진 의료체계는 의사들의수입원을 투명하게 드러내 예전만큼 재미 를 못본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자신의 직업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거나 자산증식을 원하는 의사들이 경영대학원에 몰려드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뉴욕시 소재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풀타임 석사학위과정과 경영자 과정에는현재 각각 5명과 11명의 의사가 있고, 사우스 플로리다주립대의 의사전용 경영학석사과정을 수료한 의사는 지난 3년간 1백명에 달한다.

美경영대학원협회 상임부회장인 윌리엄 레이드로씨는 의사들이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으면 수세에 몰린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것 같다 면서 업계의 거물들이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얼마전과 다른 양상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계층에 비해 많은 수입을 올리면서 왜 경영대학원에 다니느냐 는 질문에 의사들은 경영학공부는 돈을 버는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 라고 답한다고 경영대학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뉴욕.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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