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1 새氣流-與野동렬..."固定票 파고들기"총력

이번 총선에서는 무엇보다도 투표율을 높여야 합니다. 투표율 높이는 것이 승리의 관건이나 다름없어요

지역구에서 무슨 행사가 열리나 점검하는데 꼬박 한사람이 매달려야 합니다.뒤늦게 행사가 열리는 걸 알고 쫓아가 보면 벌써 저쪽(상대편후보)에서는 자리잡고 앉아 있기가 일쑤지요

예전에는 색깔론 논쟁을 벌이면 보수층의 표를 끌어오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오히려 역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총선을 2개월 앞둔 신한국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 간에 이같은 대화가 종종오간다. 거두절미하고 화제가 되고 있는 현상만 들여다 보면 이는 분명히 야당에서 오갈수있는 얘깃거리였으나 지금은 여당의 주장이 되어버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여당이 표방해오던 경제안정이 야당의 구호가 되어버렸고 야당이 내세웠던 정치적 개혁이 여당의 성과물로 등장했다.

정치권 세대교체도 더이상 야당이 집권여당을 공박하기 위한 전유물이 아니며여야 모두 자신들이 진정한 보수라고 주장해 정당별 이념적 분포도에서 여당이상대적으로 오른쪽(보수), 야당은 상대적으로 왼쪽(진보)이라는 도식마저 깨져버렸다.

이처럼 전통적인 의미의 집권여당과 야당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때에 따라서 與野가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선 15대 총선전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는 지지세력기반의 변화라고 할수 있다. 지금까지의 여당은 20%선에서 유지되는 이른바 고정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 표는 야당의 어떤 공세에도 흔들림없이 여당을 지지하며 반드시 투표에참가해 귀중한 한표를 던져주는 여당의 믿는 구석 이라 할 수 있었다. 이로인해 투표율이 낮을수록 여당이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았으며 야당은 선거전막판에는 모든 것을 제쳐놓고 투표참가하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그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지지세력은 지역성에기반한 고정표가 상당한 반면 여당의 고정표는 더이상 믿는 구석 이 되지 않는 형편이다. 대신 개혁적 성향의 20~30대가 새로운 공략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과거 선거에서는 보수층이 선택가능한 유일한 정당이 여당이었으나 여당보다 더 보수를 견지하는 새로운 야당이 등장함으로써 여당의 지지기반을 상당부분 잠식하고 있는 것도 지지세력 변화를 가져온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즉 與野의 명확한 색깔구분이 없어진 것이다. 신한국당은 개혁속의 안정을 표방하며 新보수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었고 국민회의는 신한국당을 이념이 혼재된 잡탕정당이라고 비난, 상대적으로 보수에 가까움을 주장했다. 자민련은 자신들만이 정통보수라며 보수세력에 손짓을 계속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보수를 바탕으로 한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번 15대 총선에서의 與野 입장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逆관권선거 라는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우리나라 선거사상 처음 등장한 逆관권선거는 행정기관이 여당의 선거를 돕는게 아니라 야당의 선거를 은근히 돕는 것을 말한다.또 노골적으로 야당의 편을 들지 않더라도 與黨과 官은 한 배라는 의식이 희미해진 현상도 포함된다. 이는 6.27 지방선거에서 야당소속과 무소속단체장이 다수 등장하면서 예견돼오던 것이다.

逆관권선거야말로 여당 국회의원들이나 공천자가 가장 크게 피부로 느끼는 변화다. 심지어 야당소속 단체장이 들어선 지역구에서는 여당인사들이 지역구내행사표를 구하는 것마저도 쉽지 않다. 예전 같으면 구청 총무과에서 만들어진일정표가 그대로 여당조직에 건네졌으나 여당은 더 이상 이를 기대할 수 없는처지다. 한마디로 여당의 프리미엄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與野 어느 한편도 프리미엄없이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이번 15대 총선레이스는이념의 혼재, 전통적인 與野의 구분이 사라진 가운데서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15대 총선레이스의 혼전에서 도출되는 결과를 통해 2천년대 정치문화와 與野기본구도의 방향을 가늠해 볼수 있을 것이다.

〈金美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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