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異汶 칼럼-統一을 위한 준비

北정권 붕괴의 징조드디어 일어날 것이 일어나고 있다. 북한정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꼭 와야할것이 드디어 오고 있다. 북한정권의 붕괴는 물리적으로 불가피하고 역사적으로필연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다. 최근 보도된 북한정권의 지배계급에 속하는 엘리트들의 일련의 귀순사건들, 김정일 전처 자매의 망명계획, 북한정권을 지탱하는 보안부 요원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비극으로 끝난 망명시도사건 등만도 북한정권 붕괴의 극명한 징조들이다.

마침내 한민족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북한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한반도의 영토적,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통일을 뜻하기 때문이다. 약소민족으로서 타민족의 압제를 받고, 강제로 분단되어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러야했던 분단국의민족으로서 한반도의 재통일은 한민족의 가슴에 사무친 염원이다. 통일로 이어질 북한의 붕괴 조짐은 곧 우리모두의 즐거움이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확실해지는 재통일의 전망에 우리는 마냥 기쁘기만은 않다. 어딘가 불안하다. 철저한 정치적 억압에 신음하고 가혹한 경제적 빈곤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인민에게 독재정권 붕괴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자유의탈환과 극빈으로부터의 해방이다. 그러나 20여년전부터는 점차적으로 경제적풍요를 누리고, 문민정권 이후부터는 정치적 자유를 아울러 즐기며 안정된 생활을 하게된 남한시민들에게 북한의 붕괴는 적어도 당분간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경제적 손실을 뜻함을 거의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엄청난代價 불가결 가능성은 적지만 우선 최악의 경우를 가상할 수 있다. 와해를 비이성적으로 도피하기 위해 김정일 북한정권이 자살적 전쟁을 다시 도발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생기지 않더라도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동구라파 사회주의 국가가 그러했듯이 북한의 공산정권이 갑자기 와해되어 몇백만 북한동포들이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해일처럼 밀려들어 올 상황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그러한 사건이 가져 올 여러 측면에서의 혼돈은 우리의 상상을넘는다. 북한정권이 붕괴했을 경우 이러한 혼란을 극복했을 경우에도 남한이당장 치러야할 경제적 대가는 상상을 넘는다. 남한은 도탄에 빠진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할 뿐아니라 통일 과정에서의 혼란은 현재 남한의 생산성을급격히 그리고 극도로 위축시켜 어쩌면 남한의 경제마저도 도탄에 빠트릴 가능성이 있다.

더 어려운 문제는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았던 북한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그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른 남한의 자본주의 경제체제간의 조율 방법이다. 그러한조율을 찾는 과정에서 국민 전체가 장기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측되는 경제적, 문화적 혹은 물질적, 심리적 대가는 상상만해도 무겁고 어둡다.

바로 이와 유사한 이유로 적지 않은 서독인들은 동독의 흡수통일에 반대하거나아니면 부정적 태도를 보였었다. 이념적, 행정적, 경제적 측면에서 독일의 통일조건보다 월등 열악한 조건에서 이루어질 한반도 통일을 지연시키거나 애당초필요성을 부정하는 이론이 남한인의 마음속에 일어날 수 있다.

빈틈없는 대비있어야

그러나 우리의 통일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성취되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북, 남녀, 노소를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가 각기 마음 깊은 곳에서통일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2천년 가까이 동족으로서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전통과 세계관을 갖고 함께 살아왔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혼란속에서 당장 경제적 희생을 하더라도 통일된 한반도에서 우리는 보다 안정되고, 보다 경제적으로 부강하고, 그리하여 보다 자부심을 갖는 민족으로서 번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빈틈없는 통일준비가 급한 처지에놓여 있다.

〈포항공대 교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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