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최태진) - 닌자거북이

몇년전부터 닌자 거북이가 이 땅에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이 상품이나 선물로 받아오는 가방, 학용품, 신발에서부터 젊은이들이 참여하는 TV 일요열전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에까지 닌자 거북이는 '용맹무쌍한 정의의 수호자'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종횡무진하더니 급기야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심의를 받고 버젓이 출판된 만화책에서 대동아 공영을 부르짖으며 맏형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청소년들이 즐기는 전자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온갖 활극을 벌이며 우리 아이들의 판단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임진왜란 시작전에 첩자를 보내 길거리에 먹을 것등을 흘려놓고 행인들의 반응을 염탐하면서 침략의 시기를 저울질하던 그런 미소를 그들은 닌자 거북이를 흘려놓고

짓고 있는지도 모른다.

닌자는 조선말,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저지른 바와 같은 일본인 자객, 칼잡이 등을 이르는 말이고 만화의 닌자 거북이는 총칼과 온갖 무기로 중무장한 일본군을 상징한다. 그들의 대동아 공영이란 우리와 아시아인들에게는 정신대와 징용등 온갖 수탈의 역사였다.초등학생 아들의 가방에서 닌자란 글씨를 지워주고 닌자가 저지른 악행을 일러주어 학교에 보냈더니 다른 아이들이 모두 닌자는 정의의 사나이라고 한다면서 돌아왔다. 우리 아이들의 맘 속에 일본군이 교두보를 설치한 것이다.삼일절을 맞이하여, 밖으로 독도 문제로 노골적인 야욕을 드러내는 일본을 지켜보면서 안으로 경제, 문화, 종교등 온갖 분야에서 우리 폐부 깊이까지 침투한 저들의 침략의 독초가 기생하고 있음을 깨닫고 경각심을 가져야하겠다.〈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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