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野 중진 "샌드위치"

"따가운 시선...'지역구 누비기 괴롭다'"

중진들은 괴롭다. 국회의원 3,4선의 관록에다 고위당직을 두루 거친 여야중진의원들은 중진이라는 무게만큼 4.11총선에서 당선되기도 쉬울 것이라는 일반론적인 얘기와는 달리 지역구 守城에 나선 당사자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

30대의 정치신인들이 이제 그만 물러나라 며 세대교체를 부르짖는데다 십수년간 한 정치인만 봐온 지역주민들의 식상해진 시선도 따갑다. 그래서 지역구활동이 쉽지가않다. 초,재선의원들이나 정치신인들처럼 시장,상가등 지역구를 마구 누비기는 더더욱 내키지 않는다.

당대표나 선대위부의장등의 큼직한 명함을 내건 지역중진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지구당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해 매스컴을 통해 자주얼굴을 비추는 것으로 간접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그러나 총선을 30일도 채 남기지않은 현재 이들 중진들의 지역구활동모습은 제각각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신한국당의 金潤煥대표와 金瑢泰선대위부의장, 자민련 朴浚圭최고고문과 朴哲彦대구경북지부위원장등이 지역주민들의 주목을 받고있는 중진 으로 꼽히고있다. 물론 이들중 일부는 대구.경북지역의 대권후보로까지 거론된 적도 있다.

신한국당에 소속된 중진주자들은 대구.경북의 반신한국당 정서와 싸우랴, 세대교체바람에 대응하랴 식상한 지역주민들의 시선을 의식하랴, 二重.三重苦에 시달리고있다. 그래서 압도적 우세는 고사하고 지역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쉽게 가시지않아 격전지로 거론되기 까지한다.

신한국당 金潤煥대표(구미을)는 중앙선대위에서 역할을 맡지않아 지난 2월말부터 구미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지역구활동에 매달리고있다. 대구.경북전지역에서 열리는 지구당개편대회와 당원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면서 자민련바람차단에 나서는등 지역선거를 사실상 총괄하고있다. 金대표가 총력지원에 나서고있는데도 신한국당후보들의 지지세가 그다지 나아지는 기미를 보이지않아 우울하다. 그는 지난 5일 관훈토론회에 참석하기위해 상경한 것외에는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예전에는 가지도않던 시장과 상가를 순방하기도 하는등 부지런을 떨고있다. 그래도 지역주민들이 미더워하지않아 마음이 놓이지않기는 마찬가지다.

내무장관을 지낸 4선의 金瑢泰의원(대구 북을)은 요즘 하루종일 의정보고회를여느라 겨를이 없다. 지난 13일은 시지부행사관계로 두차례밖에 열지못했으나12일은 무려 13차례나 열었다. 오전부터 시작한 의정보고회가 밤 10시가 돼서야 끝났다. 통단위로 열어 20여명이 참석하는 의정보고회에서 金의원은 인물론 을 내세운다. 그의 의정보고회는 3백여회가 될 것 같다. 그래도 안심이 되질않는다.

9선에 도전하는 자민련 朴浚圭선대위공동의장은 14일 중구지구당 개편대회를계기로 지역구활동에 본격 나설 작정이다. 그동안은 전국을 돌면서 지원연설에나서느라 시장한번 제대로 방문하지 못했다. 8선에 국회의장을 지낸 관록을 내팽개치더라도 지역주민들과 직접적으로 맞부딪치면서 승부를 낸다는 각오다.

자민련 朴哲彦시도지부위원장도 별반 차이가 없다. 당락여부는 이미 결정된 것이라는 일반적인 관측속에서도 朴위원장은 그렇지않다 며 당원들을 독려하고있다. 자칫 방심하다가 형편없는 지지율이 나오면 총선이후 운신에 제약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역구를 누비고있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는 신인이나 중진이 따로 없는 셈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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