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 '總選후 政界개편' 발언 波長

"총선-'次期'겨냥 다목적포석"

정치판도를 바꿀 수 있는 선거가 발등의 불 일 정도로 임박한 가운데 여권내부에서 차기를 노리는 간판급 주자들의, 총선 이후 정치판의 틀을 다시 짜는 정계개편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편론의 발언자들은 민정계의 대표주자요 大邱. 慶北 선거결과에 목을 걸고 있는 金潤煥신한국당대표와 영입파로 기성 질서를 깨뜨리거나 파고들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李會昌선대위의장과 朴燦鍾수도권선대위원장 등이다.

이들 개편론은 당장은 선거용으로 보인다. 발언 주인공들이 생각하고 있는 주요 지지계층에 대한 호소라는 이야기다. 각각 이야기가 다른 것도 현재 여권내의 복잡 다단한 역학관계를 반영하는 동시에 지역별로 다양한 지지계층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선거가 끝난 뒤다. 역대총선이 정치판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개편론의 여파는 발언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총선후 정치판 자체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총선 직후부터 터져 나올 여권내 차기관련 논쟁에서의 고지(高地)선점을 위한 선제공격용 카드일수도 있다. 그야말로 다용도 다.

○…金대표의 개편론의 요지는 개혁이 아니다. 오히려 현정부의 개혁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보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정치판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新질서형성론 이다. 이념과 노선도 없고 도의와 인격마저 팽개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수술해야한다 는 것이다. 30년간 우리 정치를 지배해 온 3金이라는 인물과 지역주의의 낡은 틀을 떨쳐버려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金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17일 보도된 일본 도쿄신문과의 회견에서 신한국당의 과반수 의석확보 실패, 즉 지역구 1백20석 이하의 경우 정계개편을 통한 보수신당 창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현 정치권의 당면과제로 지역감정해소, 3金구도 타파, 세대교체, 부정악습의 극복을 열거하며 이를 위해 여당이 과반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으나 선거결과에 의해 신한국당에서 대선싸움이 어렵게 될 경우 새로운 보수신당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당장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혁세력 대연합론 등 개혁주류론에 제동을 걸 필요를 느낀 때문으로 보인다. 보수표의 이탈을 막아야 총선 후를 기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더구나 그가 정치생명을 걸고 있는 大邱.慶北에서는 개혁을 말해봐야 득표에 득될게 없다는 판단도 그를 강하게 압박한요인일 것이다.

李會昌선대위의장도 정계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李의장은 21세기를 대비하기위해 새로운 주체가 정치권에 형성돼야 한다는 이른바 新정치주체론 을 내걸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1인 지배 하에 있는 3金구도의 극복도 포함된다. 기존의 정치권을 그대로 둔 상황에서 특히 인물의 교체없는 정치개혁은 어렵다는뜻이 그의 주장의 주요 배경이다. 이같은 그의 주장은 기성정치인과의 차별화를 통한 자신의 새 이미지 창출까지 노린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 15일 신한국당 慶北필승 전진대회가 열린 浦項에서도 죽일듯이 짓밟고 헐뜯고 사람을 죽이는 전쟁같은 것이 우리나라 정치로 정상적인 정치가아니다 며 이는 지역주의와 3김정치구도 붕당정치의 병폐때문 이라고 정치권의변화를 촉구했다.

개편론 가운데 가장 강한 톤으로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朴燦鍾위원장의개혁세력대연합론 이다. 그는 지역과 정파와 과거를 초월, 모든 개혁세력이 결집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金대표의 보수색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의 주장은 또한 기회있을 때마다 신한국당내 민주계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온 정계개편론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그는 또 개혁과 반개혁세력을 구분, 모든 개혁인사가 우리 당으로 몰려들도록해서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고 문민2기 개혁을 담당해야 한다 며 계속된 개혁세력의 수혈을 주장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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