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전쟁의 주무대인 인터넷에 대한 적응력을 일찍부터 기르고 영어공부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보자는 인터넷 조기교육 바람이 거세다. 그러나 몇몇 언론사에 의해 경쟁적으로 주도되면서 과열로까지 비쳐지고있는 인터넷 조기교육 붐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나오고있다.
현재 국내 학교의 교육여건상 인터넷 조기교육을 하기에는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접속은 많은 노력과 시스템,시간,비용이 필요한데 이런 여건을 갖춘 학교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그림과 동화상 등 화려한 멀티미디어 정보가 오가는 인터넷을 여행하기 위해 필요한 컴퓨터 최소사양은 9600bps급 모뎀에 8MB 메모리등을 갖춘 386SX기종이다. 그러나 대구의 예를 보더라도 1백63개 초등학교에 공식 보급돼있는 총 4천5백58대의 컴퓨터 중 절반은 하드디스크조차 없는 구닥다리 XT기종이다.
386SX나 486SX기종도 없지는 않지만 모뎀,메모리 등을 따지면 실제로 인터넷에 접속할수 있는컴퓨터는 거의 없다.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인터넷 규격(TCP/IP)에 맞는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현재 학교간 근거리통신망(LAN)은 문자정보(텍스트)만을 전송하는 규격에 그치고있다.가르칠만한 능력을 지닌 교사도 충분치 않다. 이같은 문제는 대구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전국 공통상황이다. 언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네트워크나 늘 최신 내용을 채워야 할 인터넷 홈페이지를 유지,관리,보수할 별도의 인력과 재원을 갖춘 학교는 없다.
인터넷 정보가 대부분 영어라는 점에서 미국의 넷데이 같은 인터넷 교육붐을 우리나라 어린학생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컴퓨터에 상당한 실력이 있는 어른들이라도 인터넷은 언어장벽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하기가 쉽지않다.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월10여만원(서비스 이용료와 전화료)을 물고 인터넷에 접속해놓고고작 눈요기거리의 나체사진등을 보는데 시간을 보내고있다. 전문가들은 유용한 정보를 얻거나컴퓨터마인드를 향상시키는데는 국내PC통신으로도 충분하다 며 PC통신도 제대로 소화 못하는어린학생에게 외국어로 된 인터넷은 무리 라고 지적한다.
인터넷이 반드시 정보의 보고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쓰레기 정보에 어린학생들을 노출시킬 우려도높다.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이 영어실력을 높이고 국제적 시야를 높일수 있지만 음난물과 각종불건전정보에 오염되는 부작용도 배제할수 없다.
대구시교육청 김종균장학사(컴퓨터담당)는 인터넷은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법일뿐 교육대상은아니라고 본다 며 여건을 무시한 현재의 인터넷 조기교육붐은 외부에서 시작된 일과성 행사로그칠 가능성이 있다 고 보았다.
경북대 陳渭敎교수(교육방법)는 정보화시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컴퓨터와 외국어실력을 높여야 하지만 인터넷 조기교육은 자칫 맹목적인 외국문물의 무분별한 선호풍조를 낳을 우려도 있다 고 말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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