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교계 새氣流 總選변수 부상

불교계 움직임이 총선 변수로 급부상했다.정치적 입장표명을 자제해온 기존 관행을 깨고 현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총선을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다.

각 정당은 당연히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면서 득표전략에 어떻게 활용할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당장 표밭을 일궈야하는 출마예정자들은 더 적극적이고 다급하다. 불교신자 출마예정자들은 신자 표가 모일 것으로 기대하며 부쩍 표밭갈이에 열심이다.

종교가 다른 이들은 긴장해하는 가운데 종교보다는 인물됨과 정책으로 지지를호소한다는 전법을 마련하고 있다. 종교만을 따져 표를 찍어주는 것은 올바른선거행태가 아니다 는 논리로 접근한다는 얘기다. 양다리 걸치기식으로 접근하는 출마예정자도 없지는 않다.

불교계의 입장표명은 17일 대구에서 열린 조계종 대구·경북 5개 본말사 주지및 제단체 연합법회를 통해 가시화됐다.

이들은 金대통령과 정부의 편향된 종교정책이 걱정할만한 지경에 이르렀다고단정, 이를 중단하고 공개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어떻게 하자는 얘기도 거론됐다. 특정 출마예정자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총선에 나선 불교인이 당선되도록 노력하자는 총론적 행동지침 정도는 제시됐다. 비여당 불교신자 후보를 밀어준다는 얘기다.

대구·경북지역에만 국한된 상황도 아니다. 金대통령의 반응이 없을 경우 19일부산, 30일 서울에서 이번과 유사한 대규모 대회를 개최해 정부를 압박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이에 따라 신자 출마예정자들은 불교계를 찾는 발길에 무게를 두고 표모아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추산하는 대구·경북지역 불교신자는 3백50만명. 타종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과 고령층 신자가 많고 조직화 정도도 덜한 탓에 표의 결집력이 약했으나 이번에는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17일 법회에도 朴永麟(대구남구) 李允基(대구북갑) 李龍澤씨(대구달서갑) 등 다수의 출마예정자들이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朴씨는 대한불교청년회중앙회 이사, 대한불교인권위 대구지부장을 겸하고있는 핵심 불교인사이다. 종교가 다른 출마예정자들 역시 불교계를 향한 득표활동에 나섰다.

교회 장로인 모의원은 부인을 지역구내 절에 보내 법회에 참석시키고 있다. 또다른 전직 한 의원은 최근 꼭 불교는 아니지만 점집마다 기도비 명목과 함께 초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기독교신자인 한 출마예정자는 아예 모 불교강좌에 등록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불교계내에서는 자기 종교를 숨긴채 표얻기에 급급한 몸짓이라는 비난이 없잖다. 그러나 현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이같은 목소리 내기가 오히려 시기를 못맞춘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종교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선거를 앞둔 절박한 시점을 이용하는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선거책략이 큰 병폐로 굳어진 마당에 종교감정 까지 제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민주당 대구선대본부 林大潤대변인이 19일 논평을 통해 불교계의 이러한 움직임은 공정한 선거를 바라는 시민과 시대의 희망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며 金대통령의 특정종교 위주 편향적인 종교정책이 근본문제이지만, 불교계 행동도 또다른 종교편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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