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 - 세계화 유감

政府규제는 장애물요즈음 지방화 , 세계화 란 용어를 쓰지 않으면 시대에 뒤진 느낌을 줄 정도다. 그런데 정작 세계화라는 말이 국제화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 그저 막연한 생각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정작 그들의 사고방식과 국가의 각종 제도는 아직 세계화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세계화가 되어간다고 착각하는 경우까지 있다.

국제화시대에는 기업의 활동범위가 한 나라에 국한되어 있고 국경보호를 통한 산업육성이 가능하며 규제와 유인정책을 병행할 수 있지만,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이 여러 나라에 걸쳐서 독자적 내부영역을 구축하고 국가와 대등한 위치로 격상될 뿐만 아니라 국경보호가 아닌 효율성제고와 외부효과의 극대화가 이루어지고 정부의 규제는 불필요한 장애물이 된다고 한다.한 마디로 말해서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어야 세계화가 된다고 하겠다. 국가(기업)경쟁력에 대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세계경쟁력보고서 (1995)에 의하면 한국은 48개 대상국 중에서 24위를 차지했다.(94년 41개국중 24위). 경쟁력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이고,그 다음은 싱가포르, 홍콩, 일본순이며 제일 꼴찌는 러시아로 나왔다. 전체 순위는 그런대로 자위할만 하지만 내용을 보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 많다.

낙제수준의 競爭力

우선 미국을 100점으로 했을때 우리 나라는 61.8점으로 겨우 낙제를 면한 셈이니 말이다. 더구나국가보호주의가 심하긴 세번째, 국제화는 34위, 정부의 산업간섭은 42위다. 세계화는 커녕 국제화도 요원하다는 이야기다.

물론 산업생산은 1위, 근로의식은 3위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다행스럽지만 세계화의 길은 아직도 멀다. 96년의 잠정추계에 의하면 정부의 경쟁력 강화의지가 24위에서 5위로 크게 올라선 것도 고무적이지만 외국인 투자유치 여건은 아직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다. 이러한 큰 물줄기를 잡아 가는데 있어서 사소한 분야이지만 국제화나 세계화의걸림돌이 되는 몇가지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자.

우선 대구의 영문표기가 다양하다. 대표적인 예는 오사카 취항을 시발로 국제공항으로 등장하게된 대구공항의 표기다. 공항 지붕 위에는 TAEGU라고 써 놓고 건물내부에는 DAEKU로 동판에다 새겨 놓았으니 외국인은 대구가 두개나 있는 줄 알 것이 아닌가?

수성유원지의 영문표기는 직역을 해서 어설프고, 교차로 표시는 (3)~(6)등의 숫자를 괄호안에 넣었는데 오히려 외국인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경주의 보문단지 입구 표지판은 휴양지라는 의미의 영문표기를 R로 쓰지 않고 P로 써놓은 점이라든지, 서울 국립묘지의 영문이 무슨 화학공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엉뚱하게 된 것등은 필자가 지적을 해서 고치긴 했지만 수십년 동안 그대로 방치했었다니 이곳을 찾았던 외국인들이 얼마나 곤혹스러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경기도 용인민속촌의 표기는 민속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양식을 먹는데 쓰는 FORK가 되었으니 기이한 노릇이다. (얼마전 이것을 발견하여 지적만 하고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작은 것 부터 시작을

지나치게 세계화(?)된 안내판 표시도 있다. 대구의 어는 음식점에 가서 화장실을 찾았더니 영문표기만 되어 있고 그 흔한 남녀구분 표시도 없으니 국내손님이 더 많이 드나드는 식당에 그럴 수가있느냐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말 표기도 세계화 수준에 맞도록 사용했으면 한다. 쓰레기 투기를하지 맙시다 라느 ㄴ구호가 쓰레기로 돈을 벌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힐난이나 교통사망자 반으로 줄입시다 라는 표어는 반은 죽어도 좋다는 것이냐라는 비아냥거리는 반응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라는 의미를 너무 큰 것으로만 생각해서도 곤란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필요한 것은짚고 넘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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