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총통선거 의미와 전망

대만의 총통 직선은 예상을 뒤엎고 국민당의 李登輝후보가 거의 몰표에 가까운54%라는 압도적인 표를 얻어 사실상 일방 게임으로 끝이 났다.

李후보의 압승은 당연히 제1야당인 民進黨, 彭明民후보의 참패와 연결돼 막상유권자들 자신도 놀라게 하는 이변으로 나타난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지난 8일부터 대만해협에서 실시한 군사훈련의 현실적인 위력이 당선 즉시 대만의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民進黨, 彭후보의 공약에 호응했던일반유권자들의 마음을 일거에 돌아서게 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대만의 유력지 聯合報가 선거 직후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基隆과 高雄쪽 영해밖에 떨어졌던 미사일이 전체 조사대상자들의 투표에 39%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 결국 중국의 타도대상이었던 李후보의 압도적인 당선을 도운 것은다름아닌 중국이었다는 통렬한 아이러니가 성립된 것이다.

요컨대 대만의 절대다수 유권자들은 이같은 현실인정이란 바탕속에 民進黨의급진 모험노선을 배격한 것이다.

民進黨은 94년의 자치단체장 선거와 지난해의 입법위원(국회의원)선거에서 확보했던 30%대의 평균득표율도 챙기지 못한 21%에 그쳤을 뿐 아니라 民進黨의

표밭이었던 수도 臺北은 물론 장기집권지였던 高雄縣과 宜蘭縣에서조차 패배했다.

李총통의 대중국정책은 하나의 중국이란 원칙아래 장기적으로 통일을 추구하지만 양안간에 2개의 대등한 정치실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중국측으로선 이같은 李총통의 노선을 두고 배후에서 대만독립을 고취(隱型臺獨)하는 곱지 않은 인물로 규정하고 있지만 대만해협 양안간의 협상 패턴은 이제부터 달라질 것같다는 것이 관측자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우선 李총통은 확실한 민의와 함께, 민주화된 대만을 찬양하는 국제여론을 등에업고 보다 당당하게 실용외교를 지속하면서 국제공간의 확보외에 양안간의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李총통의 새로운 대만이 벌일 對韓정책은 91년을 기점으로 92년의 단교이후에도 매년 늘어나는 對韓적자를 줄이기 위해 경제부가 이미 마련한 96년 對韓國 경제통상활동 강화계획 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臺北.崔昌國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