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MZ초비상-정부'즉각응징'의미

"北 계산된 도발 사전 제압"

북한의 잇따른 판문점 무장병력 투입으로 한반도에 군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육군이 군사분계선을 침범하는 북한군을 駐韓유엔사 교전규칙에 따라 즉각조치토록 지침을 정해 주목되고있다.

육군은 8일 저녁 배포한 언론보도자료를 통해 尹龍男육군총장이 9일 오전 육군본부에서 야전군사령관 등 군지휘관 및 육본 관계참모를 긴급 소집해 만일 敵이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한발짝이라도 들여놓을 경우 교전규칙에 의거해 즉각 조치하라 는 지시를 하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육군은 이어 尹총장이 7일과 8일 이틀동안 최전방 비무장지대 초소를 방문, 장병들의 결전의지를 독려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군의 한 관계자는 유엔사 교전규칙에도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침범해올 경우 일단 경고한 뒤 그래도 북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사살하도록 돼있다며 尹총장의 이같은지시는 교전규칙을 원칙 그대로 적용해 북한군이 경고에 불응할 경우 전원 사살하라는 뜻이라고설명했다.

육군이 이같은 방침을 정한 데는 북한이 최근 조직적이고도 치밀하게 정전협정위반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의 심산대로 끌려만 다니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함께 북의 도발의지도 사전에 제압하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북한이 의도적으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무력시위를 잇달아 벌이고 이것이 국제문제화하면서 對美 미사일회담, 對美.對日 관계개선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됐다고 오판할 수 있으며 우리군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붙어보자 는 식의 결전의지를 내비침으로써 북한의 섣부른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도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육군의 이같은 지침은 지난해 4~5월 북한군 10여명이 군사분계선을 잠시 월경했을 당시 우리측이 북한에 대해 3차례 경고, 북한군이 복귀하자 사격을 하지 않았던 것과는 사뭇다른 내용이다.

이에 따라 남북 폭 4㎞의 비무장지대를 완충지대로 둔 남북한간에는 결과적으로 군사적 긴장이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이며 또한 우발적 충돌에 따른 군사분쟁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관측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일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면서 비무장지대 지위 유지와 관련된 정전협정 의무 이행을 포기하며 또한 비무장지대 및 판문점을 출입하는 인원과 차량에대한 식별표식도 부착하지 않을 것 이라고 선언한바 있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판문점에 근무하는 경비병이 정전협정에 규정된 적색 바탕에 백색글씨로 경무 라고 씌어진 완장을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하는 모습이 목격된 바 있다.또한 우리군당국은 북한이 판문점 북측지역에 중무장 병력을 투입한 데 이어 그다음의 정전협정위반 행위로는 북한군이 판문점 이외의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분계선푯말을 제거하거나 군사분계선주변의 군사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남북간 우발적 충돌에 따른 군사분쟁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더해주는 것이며 또한 그로인한 여파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군의 일각에서는 尹총장의 이같은 지시가 한반도의 군사긴장을 고조시키게 되며 이는오히려 북한의 의도에 휘말려들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그러나 북한이 불순한 소기의 목적달성을 위해 민족의 명운을 걸고 먼저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국방의 역을 담당하고 있는 군으로서의 선택의 여지도 그만큼 적은 것도 현실이라고 할때 앞으로현재의 남북대치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할수 있다.

세계 각국 반응

세계 각국은 8일 북한이 남북한간의 휴전선비무장지대에서 벌인 중무장병력의 무력시위를 규탄하는 한편 평양측에 자제를 보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일본, 프랑스, 러시아및 독일등은 이날 북한이 정전협정상의 의무이행포기를 선언한 직후인지난 5일 부터 시작한 무장병력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투입을비난하고 북한측에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보인 반응이다.

▲미국=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은 이날 북한이 중무장한 병력을 판문점의 비무장지대에 투입한 것은 정전협정의 위반이며 도발적인 정치 행위 라고 비난했다.

페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하워드대학에서 연설을 마친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그같이 말하고 북한의 심각한 경제상황은 내부에 엄청난 긴장과 갈등을 초래하고있다 고 지적, 미국은 북한정부가 정권과 체제를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에 비이성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일본=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는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하시모토 총리는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무장병력을 투입함으로써 한국을 도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자신은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전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외무부의 자크 뤼멜아르트 대변인은 북한측의 태도와 그들이 촉발한휴전선의 긴장 을개탄하고 프랑스는 정전협정이 남북한간의 대화와 더불어 한반도평화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고생각한다 면서 평양측은 정전협정 위반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알렉산드르 파노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가 남북한간의 무력충돌을 원치 않는다고 전제, 북한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는 더 나쁜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다 고 경고하고 남북한 양측이 대화할 것을 촉구하면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서는관련 당사자가 모두 참여하는 국제회의의소집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외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남북한이 긴장상태의 악화를 피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평양측이 자제할 것과 새로운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위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것을 촉구한다 고 말했다.

▲독일=클라우스 킨켈 외무장관은 이날 본에서 북한에 대해 정전협정의 조건들을 엄격하게 준수하라고 촉구하고 냉전의 마지막 유물인 이번 사태가 새로운 무력충돌의 구실이 되어서는 안될것 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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