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대학자이자 교육자인 퇴계 이황은 敬에 居해서 이치를 궁구하는 道問學 과 성찰을통해서 자신을 닦아나가는 尊德性 의 합일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다. 쉽게 풀이하자면 학문이 도덕이고 도덕은 곧 실천이라는 뜻인데 이것은 사람됨을 이룩하자면 도덕성과 자율성에 기초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때 퇴계가 말하는 실천이란 사회변혁을 위한 정치적 실천이란 의미보다는오히려 修身의 의미로 인간 본성의 탐구를 교육의 가장 중요한 본질로 삼고있다는 뜻이다.교육의 본질이나 개념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건해가 다를 수 있다. 퇴계의 교육관도 교육에 관한 많은 생각중의 하나에 불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도덕성과 자율성,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퇴계 자신의 신뢰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 현실을 중등교육으로만 좁혀서 본다면(대학교육이라고 별반 다른 것도 없지만)출세주의, 성과주의에 따른 비인간적인 경쟁교육이라고 흔히 말한다. 물론 이 경쟁의 지향점은 소위 명문이라고 불리는 몇몇 특정 대학 특정 학과에 맞춰져 있다. 암기력 하나만으로 명문 비명문이 구분되는 제도교육의 엉터리 같은 교육체제도 문제이지만 이를 좇아가는 일선 학교의 행태는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대구시내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성적 상위권 학생 백여명을 밤 12시까지 학교에 잡아두고 특별 공부를 시킨다. 알다시피 시내버스 노선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밤 11시 경이면 끊긴다.자정 무렴 고등학교 앞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승용차의 모습은 이미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문제는 승용차가 없는 학생은, 특히 여학생은 어떻게 해야하나.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만큼 흉흉한 현실에서 매일 부모가 밤 12시에 아이마중을 나가야 하나, 실제로 승용차가 없어아이 공부 못시키겠다고 한탄하는 가난한 어머니의 한숨 소리를 들은 적이있다.출발에서 부터 빈부차가 심화되기 시작하는 이러한 교육현실은 혹시 퇴계가 말한 인간본성 에대한 사색을 소홀히 하기 때문은 아닐까.
〈시인 김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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