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美國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4者회담 제의가 비록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도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美國에게 4者회담은 北韓이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北美간 직접 접촉을 통한 평화협정 체결이란 양자회담 요구를 韓國을 포함 한 다자간 협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회담 성사 여부는 北韓의 반응에 달려있으나 美國은 최근 北韓의 경제상황이 악화일로에 있어 결국 외국자본 투자 유치등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北韓으로서는 과거와 같이 쉽게 거부만 할 수는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4者회담을 제외하면서 특별한 시한을 두지 않고 어떠한 전제조건도 달지 않은 것은 北韓이 이에 대응할 여지를 남겨두자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어 美國은 이번 회담 성사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같은 美國의 기대는 이번 회담 제의 발표 이전에 美당국이 北韓측에 제의 내용을 미리 전달한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美國으로서는 최근 정전협정 준수의무 포기를 주장하며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도발을 일으키는 등北韓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계기로 北韓을 대화의 장으로 끌여낼 필요가 있었다. 또한 北美간 양자협상을 주장하는 北韓의 속셈이 평화협정에 駐韓美軍철수를 요구하는 조항을 포함시키려는 것임을 알고 있는 美國으로서는 4者회담이란 다자간 협상카드를 통해 이같은 北韓의 요구를 여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美國은 한반도 문제는 南北韓 당사자 간의 직접 대화에 의해 풀어나가야 한다 는 당사자 원칙의 입장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이번 회담 제의 단계에서 美國은 오로지 南北 대화를 촉진하는촉매 역할을 했을 뿐이며 회담이 성사되는 경우에도 南北韓간 합의내용을 보장하는 보증인 역할에 머무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본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는 16일 한미양국이 한반도의 평화달성을 위한 4자회담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 즉각 지지를 표명했다.
일본측은 이미 클린턴 대통령 방일에 앞선 사전정지작업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실무측으로부터 4자회담 개최에 대한 사전설명을 듣고 이미 지지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시모토총리는 이날 낮 제주도에서 있은 한미 정상회담이 끝나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성명을통해 4자회담 개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큰 의의를 갖는 조치로 일본은 이를 지지한다고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이 이 제안을 지체없이 받아들여 대화에 임할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하고 한반도에평화가 달성될 때까지 북한이 휴전협정을 준수할 것도 촉구했다.
일본측은 4자회담이 성사될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北日국교정상화 협상재개,경제협력등 對北접근을 위한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기대하고 있다.그동안 일본의 對北접근은 남북관계의 냉각, 한반도 긴장, 한국측의 견제, 북한내부 체제의 불안정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으로서는 특히 중국이 4자회담개최 제의를 받아들여 북한에 영향을 줌으로해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마련될 경우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일본은 한미양국의 이번 4자회담 제의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앞으로예정하고 있는 정부차원의 대북관계가 고착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도 하고 있다.이와 관련해서는 對北 국교정상화 협상 재개에 따른 협의를 위해 4월하순 한국을 방문할 일본연립여당 대표단의 움직임도 있으나 단기적으로 북한의 참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4자회담에 걸림돌로 작용할 지 모르는 일본의 대북 접근은 오히려 힘든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시모토총리는 17일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4자회담 성사를 위한 일본의 측면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국은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4者회담엔 원칙적인 찬성을 보이면서도 이번 제의에는 소극적인입장을 보이고있다. 북한의 태도를 보아가며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분위기다. 평화협정체제는 직접당사국들의 의견일치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가능하며 한반도 문제는 직접 당사국끼리협상을 통해 해결할 문제 라는 중국외교부 고위관리의 최근 발언도 북한과 한국, 미국사이의 이견이 해소되기전까지는 이 문제에 중국이 섣불리 끼여들지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상태에서는 회담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시각이다. 중국측은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우선 북한과 한국 미국사이의 대화주체등에 관한 기본인식차를 좁히는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고 북한 한국 미국이 먼저 당사국의 지위등에 관한 이견을 해소한뒤 그후 당사국으로서 구체적인 행동을 하겠다는 분위기다.
이같은 점에서 중국은 아직 4者회담제의가 성사되기엔 시기상조로 보고있다. 우리는 한반도문제해결에 장애가 되지않겠다. 문제는 남.북한등이 공동회견에 이르는 것이다 라고 외교부당국자는지적하고 있다. 16일 있은 정례뉴스브리핑에서 沈國放(선궈팡)외교부대변인도 한반도 평화협정체제 수립과 관련, 각 당사국간 협상을 해야하며 중국은 정전협정체결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것 이라는 말로 대신했고 4者회담 제안내용에 주목하고 있으나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있어 진일보한 논평을 할수없다고 말했다. 沈대변인은 북한이 평화협정체결을 북.미간의 문제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한국은 정전협정의 조인국은 아니지만 당사국이기 때문에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는 관련 당사국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 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외교부의 공식발표는 4者회담의 직접 논평은 유보하면서도 한국과 중국을 배제한채미국과 단독으로 평화협정체제 수립을 시도하는 북한에 대해 한국및 중국의 참여를 강조한것으로풀이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평화협정체제수립이 필요하고 이를위한 관련국대화 지지등에 대한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나 이를위한 대화성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것으로보고있다.
러시아
韓美 양국 정상이 제의한 한반도 4者회담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심정은 그다지 편치 못하다.舊소련 해체와 韓-蘇 수교이후 북한과의 접촉이 거의 단절됨으로써 한반도에서 전략적인 지위를상실했다고 판단해온 러시아로서는 이번 한반도 4者회담이 가뜩이나 약화된 자신의 입지에 다시한번 손상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는 한반도에서의 전략적 세력균형에 있어 명백한 변화를 예고하는이런 사태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이렇다할 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한계를자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처해 있어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는 듯하다.
韓-美양국의 한반도 4者회담 제의에 관한 한국측의 배경 설명이 전해진 직후인 15일 파노프차관은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 일본 등 6개관련 당사국과 유엔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모두참여하는 국제회의가 열려야 한다 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러시아의 對한반도 정책 실무관계자들은 北韓 核 문제와 관련한 논의에서 자신이 철저히 배제된지난 94년부터 적어도 정치, 외교적인 측면에서 만이라도 남북한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는 등거리외교를 지향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왔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이후 처음으로 열린 경제위원회 회의에 비탈리 이그나텐코부총리를 수석대표로 하는 최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는 한편 파노프차관도 동행시켜 정치협상도 병행했지만 결과는기대이하의 수준이었다고 평가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경제회의 명목을 띠기는 했지만 때마침 불거진 판문점 무력시위사건으로 인해러시아와 북한의 정무협상에 더 많은 이목이 쏠렸던 이번 대좌에서 러시아는 북한은 미국 외에는 어떤 제 3자의 개입도 원치 않는다 는 냉담한 반응만 얻어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반도 문제에서 건전한 제 3자의 역할을 자임했던 러시아로서는 한국은 물론 북한으로부터도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지 못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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