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J지팡이,내년에 꽃피울까

"대권4수행보시동"

15대대선을 20개월 남긴 96년 4월, 총선을 마치자마자 국민회의 金大中총재는 대권4修의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金총재는 지난 16일 국립묘지와 19일 4.19묘역에 이어 20일에는 大田국립묘지,21일에는 光州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했다. 그리고 텃밭으로 총선에서 몰표를 가져다 준 全南, 光州와 全北지역에서 단체장과 유지들을 모아놓고 간담회를 가졌다.

金총재의 이번 순방은 겉으로는 총선에서의 열렬한 지지에 대한 사은(謝恩)의 표시이자 15대국회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호국, 민주영령에 대한 참배였으나 정치권 시각은 대사(大事)를 앞두고 지내는 고유제(告由祭)같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는 낙관은 금물이지만 우리는 해볼만 한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며 격려한 뒤 명년 대선에서 이기면 다 이기는 것이다. 용기를 내 명년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하자 며 미워도 다시 한번의 마지막 리바이벌을 호소했다.

金총재는 이어 명년 대사의 승리가능성과 함께 가장 큰 걸림돌로 부정선거를 꼽았다. 그는 부정선거만은 뿌리뽑아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할 것 이라며 당의 존폐를 걸고 부정선거 척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정기국회때까지도 끝까지 추궁할 생각이다. 그러지 못하면 내년 대선도 무의미하다 며 대책수립과 함께 국민들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선이 이번과 같아서는 하나마나 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발언인 것이다. 金총재는 이 부분에서특히 北韓문제가 우리 정치를 좌우하는 상황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 는 점을 강조해 北風 이 총선 최대악재였음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87년 평민당 창당이래 처음으로 전국적인 공천을 통해 전국정당으로서의 기반을 확장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며 大邱.釜山등 慶南.北과 江原 仁川등 불모지에 대한 순방도 국회개원전 진행시켜 나갈 계획을 밝혔다. 낙선인사 겸 대선운동을 겸한 이중포석 이나 다름없는 행보다.

金총재는 또한 全州에서는 주목할 만한 발언을 했다. 바로 全南.北의 미묘한 감정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었다. 慶南.北의 분열과 같이 全南.北이 분열되면 대선은 하나마나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인식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었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로 큰 자신을 가졌다. 全北의 유권자도 全羅道 사람 입장에서 공동피해자로 투표한 것 이라며 한도 끝도 없는 존경심을 갖게 됐고자신감도 얻었다 고 光州.全南같지 못한 이곳의 분위기를 다독거리는 모습을 보였다.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5월중 美國에 가서 다리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건강에 유의, 여러분의 기대에 보답할 것 이라는 말로 명년 선거의 성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金총재는 수술후 내년 大事를 그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지팡이 를 내던진 모습으로임할 계획이다.

별 현안도 없던 21일 오후 국민회의는 全南구례 화엄사인근 지리산프라자호텔에서 긴급 지도위원간담회를 가져 이채를 띠었다.

이날 결의된 내용은 두 가지였다. 부정선거규탄대회를 개최한다는 것과 金大中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가 월말이나 다음달 초를 기해 大邱, 釜山, 江原, 仁川등 총선부진지역을 돌며 낙선위원장위로인사를 다닌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합의내용은 22일부터 이 지역을 돌며 위로인사를 하려했던 金相賢지도위의장의발걸음에 제동을 걸기위한 급조된 결정이었다.

당초 金총재등은 국립묘지와 光州망월동 묘역 참배만 계획하고 있었다. 朴智元대변인은 회의 후당직개편 등이 끝나는 이번 주말이후 慶尙道 江原道 등 순방도 계획하고 있다 고 말했다. 대신金의장의 순방계획은 없었던 일 이 돼 버렸다.

金의장은 당초 이 순방계획을 당지도부와 상의없이 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당내외에서는 後農(金의장의 아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며 사시 적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고일부에서는 중진들이 모두 낙선해 버린 상황에서 後農이 당권을 꿈꾸며 長征을 시작했다 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金의장은 낙선은 면했지만 혼쭐이 난 이번 총선직후 당이 변해야 하고 당내에 토론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며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의 발언과 바쁜 행보는 차기주자로 부상되던 鄭大哲 李鍾贊의원등이 모두 고배를 마신 뒤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특히 金총재의 측근들은 주목하고 나섰다.그런 시각을 의식, 金의장은 내년 대권에는 DJ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後農이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고 수군대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도 後農은 원내에 눈에 띠는 경쟁자가 없어진 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고 또 앞으로도 바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독자행동이 좌절되긴 했지만 정치는 사람을 모으는것이고 사람을 모으려면 어려울 때 도와주고 위로해야 한다 는 그의 지론대로 그는 여전히 국민회의 제2인자로 주목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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