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 개별영수회담과 대권구도

"DJ-JP 입지인정...次基겨냥手"

金泳三대통령이 국민회의 金大中, 자민련 金鍾泌총재등 야당대표와 연쇄 단독회담을 모두 마친시점에서 이번 개별 영수회담이 성사된데는 내년 大選문제와 연관이 있지않느냐는 의문들이 정계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金대통령이 총선전 여러차례에 걸친 野圈의 영수회담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다가 두 金총재에게독상 까지 차려주는 것으로 태도를 1백80도 변경한 진정한 속뜻이 어디있겠느냐는 분석이 뒤늦게거론되고 있는 것.

이는 야당 총재들마저 놀랄 정도로 예기치 않은 與野 영수회담이 전격 추진된것이 단순히 신한국당이 총선에서 기대이상으로 善戰한 것을 계기로 金대통령이 대화와 타협의 큰 정치를 해나가기위해서만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의문에서 비롯되고있다.

청와대측은 국민통합의 큰 정치를 실현하는데 與野와 정파가 따로 있을수 없으며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서도 화합과 포용의 정신으로 정국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는 金대통령의 뜻이 개별 영수회담의 배경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회의측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이번 영수회담이 화합정치를 실현하겠다는 金대통령의 뜻 뿐아니라 차기 大權구도에 대한 金대통령의 의중이 일부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내놓고 있다.

즉 金대통령이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자신감 속에서 이미차기 대권구도까지염두에 두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는것이다.

특히 정국상황 판단과 정국예측에 있어 정치9단 으로까지 표현되고 있는 金대통령이 총선에서나타난 民心과 큰 시대적 흐름으로 볼때 이들 두 金총재 시대는 이미 갔으며 이들이 아무리 발버둥치고 뛰어도 대권과는 거리가 멀다는 상황파악을 확실히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즉 어차피 두金씨가 대권과 거리가 멀다면 두金씨를 어느정도 살려두는 것이 결국 여당을 위한大權구도에 유리하며 따라서 시들어 가는 이들의 위상제고 필요성을감안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舊시대적이며 낡고 국민들에게 식상한 두 金총재가한사람은 4修 를 위해, 또한사람은 再修 를 위해 나서도록 유도, 야권이 분열돼야 여당후보의승리가 확실할 것이라는 구도를 뜻하는 것이다.

특히 4.11총선이 끝나자 정가주변에서는 이제 3金구도 시대는 갔다 는 말들이공공연히 나돈 상황이다.

지난 18일 국민회의 金총재와 단독회담에서는 특히 이번 선거에 젊은 후보들이많이 당선된 것만보더라도 국민이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라고 세대교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즉 새시대 새인물을 내놓아 兩金씨 로 대표되는 舊시대인물 과 대결시키는 것이 내년 대선을승리로 이끌수 있다는 대선구도가 이미 서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다 죽어가는 DJ를 살려 주려는 청와대의 의도에 둘러리를 선 것 이라고金대통령과 金元基공동대표의 단독회동을 평가절하한 것이 金대통령 의중의 핵심을 짚은 것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쇄 단독회담에서 겉으로는 두 金총재는 위상을 재확인받는 소득을 올린반면 金대통령은화합정치 를 실천했다는 긍정적 평가 이외에는 별다른 표면상 소득이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할대목이라는 것.

누구보다도 승부사 적 기질이 강한 金대통령이 타산이 맞지않는 게임을 자청해할 리가 없으며따라서 金대통령은 표면상 소득이 아닌 보이지 않는 심오한 정치적 계산을 한 것이 아니냐는분석들이다.

또한 金대통령 퇴임이후를 고려했다는 분석도 없지않다. 즉 두 金총재의 존재를인정하고 적당한수준 의 힘을 실어주는 것이 사후를 도모할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의 한 당직자는 이와관련, 이제 임기를 20여개월 밖에 남겨두지 않은 金대통령으로서는 정권재창출 뿐아니라 퇴임후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야권의 또다른 인사는 이번 청와대 영수회담이 대권구도 보다는 앞으로 金대통령이 잡아나가야할 신한국당내 관리를 염두에 둔 것 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그는 金대통령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현실적으로 우리정치는 3金이라는 정치고수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있음을 인정함으로써 金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여권내 다수의 중진들의 운신의폭을 좁히는데 그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두 金총재가 야권의 대권후보로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신한국당의 대권구도에도움이 될 경우金대통령은 정권재창출에 성공하면서 퇴임후까지 보장받는 一擧兩得 의 수를 둔 셈이 된다.

총선이후 중앙무대에서 신한국당내 민주계 실세들의 모습을 목격하기가 쉽지않다. 특히 崔炯佑의원과 徐錫宰, 朴寬用당선자등 부산의 중진 3인과 金德龍의원등 4인방의 낮은 포복이 오히려 눈에튈 정도에 이르고 있는것. 민정계인 金潤煥대표가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13일 청와대 오찬에불참하면서 부터 메스컴의 주목을 흡인한데이어 지난 주부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李會昌전총리를 비롯, 박찬종전의원, 이한동국회부의장등을 만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사실 이들이 총선에서 세운 공(功)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인 것은 사실이다. 崔, 徐의원등은 어차피 신한국당 말뚝만 꼽으면 당선되는 부산에서 중앙선거대책위 공동부위원장을 맡아 전승을 거두었다는 점에서 생색이 덜나는 입장이고 金의원은 서울 서초을에서 자기선거를 치르는데 상당한힘의 낭비를 해야만 했다. 이들의 조용한 행보를 이와관련해 설명하는 이도 있지만 정작 본인들에게는 어불성설이다.

우선 金德龍의원이 조용하다. 성격적으로도 그런편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신진세력의 대거진출이 이루어짐에따라 대권도전과 관련, 李會昌전총리와의 연대설이 정가에서 나돌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있다. 공식일정이래야 오는 26일 회장을 맡고있는 6.3동지회 회원중 15대총선 당선자를 위한 축하연을 갖는 정도가 고작이다.4인방중 선거전을 통해 차기대권도전의사를 피력한바 있는 崔의원또한 지난 19일 金潤煥대표와오찬회동을 한것 말고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민주계 좌장역을 자임하면서도 계파당선자모임이나 부산-경남지역당선자 축하연등 주위에서 나서주기를 권하는 행사도 마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렇다고 해서 崔의원의 낮은 포복이 무한정 지속될것 같지는 않다. 5월에 접어들면 대학강연재개와 저서발간등으로 숨고르기에 나선이후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설것으로 주위에서 보고있다.차기사무총장후보로 거론되고있는 徐錫宰전총무처장관도 낮은 포복 이다. 주말마다 산행에 나서는 것이 대외활동의 유일한 창구가 되고있다. 선거전에서 부산-경남 득표전과 불교계 공략을 위해 부지런히 나다녔던 것과는 달리 조용히 지내고 있다는 것.

朴寬用전청와대비서실장또한 공식적인 행보를 자제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자신이 꾸려가고있는현정권초기 장차관과 청와대수석등 고위관료출신들의 모임인 마포포럼 회원중 24명이 이번총선에 당선, 괜찮은 기분이라는 전언이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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