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美.北막후 접촉배경경계

"美.北 '계산된 접근' 의구심"

한반도 4자회담 제의이후 미국이 북한과의 막후접촉을 가속화하자 한국정부가의혹의 눈길을 감추지 못하는등 韓美관계에 미묘한 갈등조짐이 일어나고 있다.특히 양국 정상의 제주회담에서 확인된 한반도문제와 미북대화 분리 원칙에따라 미국이 예상보다 큰폭으로 적극적인 對北접근을 시도하자 한국이 보다 신중한 정책구사를 요청하는 모습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柳宗夏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22일오후 제임스 레이니駐韓미대사와 긴급 회동,對北관계 개선속도등을 협의한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다.

분석가들은 미국이 북한과의 막후접촉을 4자회담의 예비접촉으로 활용하려는데 대한 한국의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는게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당초 클린턴대통령이 정상회담이후 한반도 평화문제와 관련된 미국과 북한간 별도협상은 고려될 수 없다 는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돌아가고 있는게 아니냐는 것.

특히 孔魯明외무장관등이 여러차례 밝힌대로 4자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은 남북한을 주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지만 미국과 북한간의 막후접촉만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가들은 지적한다.

미국과 북한이 막후접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지난해 경수로 회담이후 고정적인 의견교환 공간으로 굳어졌던 토머스 허바드美국무부부차관보와 金桂寬북한 외교부 부부장간 채널이나 이른바 뉴욕채널은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온 사실이다.

그럼에도 막후 접촉 사실이 한국 언론에 의도적으로 누출되는 현상에 대해 일부분석가들은 한국정부의 여론몰이를 통한 미측 대북 접근 드라이브 제동 시도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한국측의 강력한 설득 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4자회담을성사시키기 위해선 북한쪽 의견청취가 필수적이라는 현실 상황을 강조하며 막후접촉을 대폭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함께 한국의 발목잡기에 대해 미국이 납득할 만한 분명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무조건 북한에 대해 남북대화에나서라는 주문만 하지말고 북한을 대화의 광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한 적극적인대안을 제시하라는 것.

이 제안에는 한국 정부가 민간기업 對北진출을 제한하는 족쇄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미국측은 추가적인 對北 경제제재 완화조치를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한국과의 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줄기차게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지 확고한 의지를 갖고있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동아시아 전체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체제위기를 겪고 있는 북한을 軟착륙 시켜야 한다는 전략하에 한국에게 적극적인 동참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반응과는 별도로 미국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갈길 을 나름대로 걸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노골적으로 미국과의 접촉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면서 한국과의 대화는 극력 회피할 것으로 보여 4자회담의 성사를 둘러싼 韓美양국의 신경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종합적인 對北정책을 조율하기 위해 다음달 13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릴 韓美日 3국간 고위정책협의회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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