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 회의론 제기"인터넷이 정보화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가치관을 창출하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터넷 열풍이 실제보다 과장됐으며 그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라는 회의론도 조심스레 제기돼 주목받고있다.
97년 1월27일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은 웹(Web)의 몰락(The Great Web Wipeout) 이라는 기사로 시작한다. 21세기의 노다지를 기대하고 인터넷 웹 비즈니스에 뛰어든 대부분의 기업들은 도산하고 플레이보이 등 인터넷 홍등가를 개설한 기업이나 알타비스타 같은 정보검색 서비스 업체들만이 호황을 누린다
물론 이것은 실제 상황도 아니고 타임 의 전망도 아니다. 93년 창간돼 인터넷 및 네트워크 유저(사용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사이버 문화 비평지 와이어드(WIRED) 4월호에 실린 기사다. 인터넷의 몰락을 예견하는 와이어드의 논거는 간단하다. 인터넷이 속도와의 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라는 것.
대부분의 웹 사이트(홈페이지)는 거의 무료로 운용된다. 따라서 광고를 유치해 운영비를 충당하거나 기업 홍보 차원에서 적자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이용자가 늘면 상대적으로 접속 속도는 떨어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속 전용선을 계속 확장 추가해줘야 한다. 그러나 엄청난 투자.유지비가 들기 때문에 사업성 면에서 쉬운일이 아니다.
그 결과 인터넷 병목 현상은 날로 악화된다. 접속속도가 느려터진 웹 사이트를 찾는 이들이 현저히 줄고 광고수주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광고비는 폭락하고, 기업들은 하나둘씩 인터넷 투자를포기한다.
와이어드의 이같은 예견은 충격적이긴 해도 네티즌 사이에서 이미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한 화두다. 인터넷에서 화려한 동영상과 음성 등 멀티미디어 정보를 마우스 클릭만으로 얻게 했다는 점에서 WWW은 인터넷 혁명을 일으켰지만 역으로 사용자의 폭주에 따른 속도저하를 불렀다.인터넷이 앓고있는 정보의 동맥경화 현상은 대역폭이 좁은 전화선을 기본 통신망으로 의존하고있는 사회하부구조(인프라)때문이다. 현재 해소방안으로 고속모뎀.정보압축재생 기술 개발이 추진중이지만 근원적 치료책은 못된다.
미국 스탠포드 및 코넬대학 등 교수들로 구성된 미국 대형국책프로젝트 연구팀도 최근 현재의인터넷 상태는 매우 비관적이며 학술 연구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연방네트워킹 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인터넷은 매우 느린 속도와 접속단절로 연구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방해가 되고있다 는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는 또 학술.군사목적으로 출발한 인터넷의 회선용량을 확대하지않고 일반가입자들을 무리하게 받아들여 상황이 악화됐다 고 지적하고있다.
인터넷에 담겨져 있는 정보의 가치가 기대치보다 떨어진다는 것도 비관론의 원인이 되고있다. 뉴욕에 있는 시장조사회사인 FIND/SVP사가 올 2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웹사이트를 이용하고있는 미국인 9백50만명 중 적절한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내용의 정보를 얻은 사람은 12%에 지나지 않았다.
국내의 상황은 어떤가. 인터넷 바람이 그 어느나라보다 거세지만 거품을 뺀 실제 인터넷 이용자의 수는 넉넉잡아도 5만명으로 추정된다(컴퓨터 월간지 헬로PC 4월호). 정기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실질적인 인터넷 이용자들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은실제보다 과장돼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않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뉴미디어 열풍이 분 적 있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걸친 인프라 부족으로 1회성 바람에 그쳤었다. 인터넷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사회적 여건.기반에 비해 바람이 조기에 불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인터넷이 실생활과 밀착되는 명실상부한혁명을 일으키는 시점은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실핏줄처첨 전세계에 깔리는 다음 세기가 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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