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지구의 모든 생물이 생존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인간은 생존과 생활유지를 위해 댐을 만들고 하천을 개수함으로써 홍수를 조절하고 저수지를 만들어 가뭄에대비하는등 수자원의 개발과 보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물사정이 비교적 좋은 편이나 세계사적으로는 물로 인한 국가간의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1967년의 3차 중동전쟁은 요르단과 시리아가 이스라엘로 흘러 들어오는 강물을 차단하려 하자 이스라엘이 공격을 함으로써 일어났고, 히말라야에 위치한 네팔은 나무를 마구 베 민둥산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가 오면 토사가 씻겨 내림으로써 갠지스강을 이용하는 하류의 인도와 방글라데시와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상호협의를 통해 수자원을 슬기롭게 이용한 예들도 많다. 유럽의 젖줄 라인강은 상류 스위스에서 하류 독일을 통과한다. 독일은 스위스에 오염방지시설 등 수질보전의 대가로 매년 수십억 마르크(1마르크 5백30원)의 천문학적인 지원을 해주고 스위스는 활발한 산업시설을 보유하면서도 하류의 수질보호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나라가 다르면서도 하류와 상류 각국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공동 노력하고 있다.
요즘 대구와 부산이 위천공단 문제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공단을 건설해야 한다고 하고 부산에서는 수질이 오염 되니까 안된다는 것이다.
연일 언론을 통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 문제를 보면서 경상북도의 북부지역민들은 소외감을넘어 참담함마저 느끼고 있다.
1991년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내세운 안동국가공단 2백80만평 조성계획에 우리지역 주민들은 희망에 부풀었으나 5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공단을 건설하자는 것은 경제를 살리자는 것인데 경북북부는 경기도 보다 넓은 지역에 재정자립도는 불과 22%내외이고, 공단은 한평도 없으며 수몰로 쫓겨나고 먹고살기 힘들어서 고향을 떠나고 해서 전국 최고의 인구감소율을 자랑(?)하고 있다.
구미, 포항, 경산, 경주 등의 남부지역 6시6군 대비 안동, 영주, 의성, 예천, 문경 등의 북부지역 4시 7군의 경제지표를 비교해 보면 면적은 6대4로 북부가 월등히 크나 경제력(GRP)은 3대7로 남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기현상을 빚고 있을 뿐아니라 기업체 근로자수는 남부가 2백7만으로94%를 점하고 있다.
특히, 안동은 국가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76년 안동댐이, 92년 임하댐이 건설됨에 따라 3만여명의 수몰민이 조상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을 등지고 이주해야 하는 실향의 아픔을 겪었고, 댐 주변은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제약을 받고 있으며 낙동강 맑은물 보전을 위한 환경기초시설의 설치 및 운영비의 과중한 부담(4백34억원)과 댐이설도로 미개설(5백5억원 소요)로 인한 불편은 더욱 말이 아니다. 또한 발전소 주변지역의 지원비도 전력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울진의 원자력발전소 주변이 연간 28억7천만원을 받는 반면에 실질적으로 피해가 더 큰 2개댐이있는 안동은 3억5천만원 지원에 그치고 있다.
이외에도 기상 변화로 인한 인체피해와 농작물의 감수, 각종 자원의 수몰로 인한 지방세수의 감소가 연간 6억5천만원, 관공선 적자 3억3천만원, 환경보호 불법선박단속등 지역자체로는 해결할수 없는 엄청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되고 있고 수몰지역 주민들의 집단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존 롤즈(John Rawls)는 덕목의 으뜸은 정의(正義)라 하고, 정의의 개념은 인간의 삶이 차별받지않도록 하는 것 이라고 했으며, 우리나라 헌법 제122조에는 국가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하여지역경제를 육성할 책임을 진다 라고 명시하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사조가 형평과 균형화를 통해 더불어 잘 사는 삶의 추구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30년동안 성장경제 위주의 개발과 권위주의적 정책결정, 대도시 중심의 불균형 투자로 인해 지역 균형발전에 많은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인구는 대도시로 계속 밀집되어 교통체증, 각종 범죄와 사고 유발은 물론 정신의 황폐와 가치관의 전도를 부채질하고 낙후지역은 인구의 급격한 유출로 사회적 자본의 쇠락, 전통문화의 멸실,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되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짐으로써 국가의 경쟁력은 떨어지게 되었다.이제는 지역개발에 대한 관심이 낙후되고 소외받는 지역의 형평이 무너진 현상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개혁으로 가는 것이며 정의가 존중되는 역사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영남의 젖줄 낙동강은 그 수계가 자연지리적으로 정치.경제.문화적 전통이 베어있는 상류의 안동을 중심으로 한 경북북부와 지류(支流)로 금호강이 있는 중류의 대구를 중심으로 한 경북 남부,남강이 있는 하류의 부산.경남 동부지역으로 대별되어 유역민들에게 생명수를 공급해왔다.만시지탄이지만 낙동강 수계 전체를 보고 성장 잠재력있는 경제.문화적 가치와 생명자원의 균형적 배분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낙후된 북부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공단은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고 이에하류에서는 지역 이기심으로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안된다.
독일등 선진국의 예와 같이 안동에 공단을 세우더라도 수질오염이 적은 환경 친화적 공단을 조성하고, 하류에서는 독일의 두배, 일본보다 많은 물소비량을 최대한 줄이고 수질보전비용의 공동부담등 자제와 상호협의를 통한 개발과 보존의 공존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도청 이전문제를 환경제약으로 인한 낙후지역 문제와 연결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도청을 도내지역으로 조속히 이전함은 경북도정의 급선무이고 또 이전하는 지역도 균형성, 역사성, 편의성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야 함은 당연하다.
도청이전을 위해 경상북도와 의회가 1년전 동명기술공단에 연구용역 의뢰한 결과, 이미 많은 공단이 조성되어 있는등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 있는 곳으로 도청을 이전할 경우 그 효과가 반감될뿐 아니라 지역간 불균형, 수자원의 오염과 고갈, 지역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도내에서는경북 안동 풍산지역이 가장 적지로 평가되었다. 설득력있는 내용이고 또한 5년이 넘는 동안 도민의 공감대도 조성되었다고 본다.
낙동강 상류라고 해서 환경보전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도청을 북부지역으로 이전해서 경상북도전체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수자원 보호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 나간다면 인구집중으로 엄청난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도시의 하나인 대구광역시 문제해결에도 많은 도움이될 것이다.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의 맑고 깨끗한 물을 북부지역민들은 흐뭇한 마음으로 흘려보내고 하류지역은 그 물을 사용할 수 있기까지에는 상류지역 주민들의 고통과 인내가 담겨져 있음을 느낄수있을때 국민화합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속담에 의식이 족(足)해야 예절을 안다는 말이 있다. 계속 소외되어 오면서 낙후의 비애를맛보고 있는 상류민의 가슴속에 계속 응어리가 맺힌다면 수질을 보전하고 환경을 보호할 의욕이생길 수 없을 것이다.
선진국의 예와 같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상호간 협의를 통해 지역의 균형개발을 조화롭게 이루어 나간다면 낙동강 유역의 정의와 평화는 보장될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낙동강은 말없이 흐르고 있다. 상류와 하류민의 삶이 고르게 잘 살수 있는 그 날이 빨리오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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