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洪九씨 신한국대표설 배경

"정파없고 과묵.改革뒷받침 적임"

李洪九전총리가 신한국당대표로 거의 확정적이다. 그간 추측이 무성하던 李전총리의 대표설은그가 7일 대표임명동의를 위한 전국위원회소집을 앞두고 지난 3일 유럽순방 일정을 단축해 귀국한데다 4일엔 당총재인 金泳三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그와 전격적으로 오찬회동을 가짐으로써 이젠부동의 사실로 정착되는 기류다.

金대통령은 이자리에서 대표직을 그에게 제의하고 당 3역과 중하위당직등의 인선문제를 협의했을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대표직을 제의받은 바는 없지만 봉사할 자리가 있으면 하겠다 는 입장을 이미 피력한바 있다. 이는 그가 출국전에 대표설과 관련 집권당대표는 정치를 잘아는 프로가맡아야한다 고 밝힌데서 한참 후퇴한것이다. 그가 월드컵유치일로 외유중에 金대통령으로부터 이같은 말의 전환 이 나올수밖에 없는 제의를 받았을 것이란 추측은 그래서 당연하다.李전총리가 차기 당대표로 내정된 것은 그의 무색무취하고 세를 만들지않는 정치스타일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즉 차기대권 경쟁과 거리를 두고있는 자세로 특정계파와 인물에 치우침없이 당을원만히 이끌어 집권후반기 金대통령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하는데 적임자란것이다.이른바 관리형이다. 金대통령은 그간 각종 인터뷰와 현 金潤煥대표와의 주례회동등에서 대권논쟁의 조기가시화가 바람직하지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바있다. 대권논쟁의 조기 촉발로 권력누수및 자신의 직할통치체제의 흠결을 용인하지않겠다는 의지다. 이런 차원에서 李전총리가 가장 적임자로 거론돼 왔었다.

게다가 그는 남북문제전문통.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중 盧泰愚전대통령에게 발탁돼 통일원장관, 대통령정치담당특보, 駐英대사등을 역임한 그는 현정부출범후에도 부총리로 격상된 통일원의 초대장관과 총리등을 지낸바 있다.

金대통령이 임기말,가장 심혈을 기울일 부분은 남북문제로 보여진다. 金대통령은 어린이 날에 앞서 지난 4일 청와대를 방문한 어린이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가장 고심하는 부문이 남북문제 라고밝힌바 있다. 金대통령이 李전총리의 이같은 이력을 또한 높이 평가했을수도 있다.게다가 李전총리가 주영대사라는 한직으로 밀려난 이유가 92년 대선후보경선과정에서 金대통령을암묵적으로 지원했던 탓인 것으로 알려져 金대통령은 그에게 일종의 부채감같은 것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도 있다.

그러나 李전총리가 당을 어떻게 언제까지 이끌어 나갈수 있을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두고볼대목이다. 여소야대의 현 정국은 곧 타개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권을 향한 당내외의 분파작용및여당흔들기에 그가 온전히 대처해낼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도 정치 아마추어 라고 밝혔듯이 그의 학자적 성향이 온갖 풍랑을 예비해둔 지금의 현실 정치판에서 여하히 버텨낼지는 미지수다. 이에따라 향후 당직은 그의 이같은 한계를 뒷받침하는 인선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당의 조직,자금등을 실질 관장하는 사무총장에 민주계 인선을 확정적으로 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한편 李전총리가 잠재적 대권주자의 한 사람인 李會昌전총리와 경기고및 서울 법대 동기동창이라는 점이 관리형 임에도 눈여겨 볼 대목이 되고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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