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한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 은 21세기에 우리경제가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발전전략을 채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제 및 사회발전 정책의 지침적인 성격을 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날 보고는 그동안 작업성과를 중간보고한 것으로 최종 결과는 오는 7월 보고될 예정이지만 이날 보고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우선 중간보고에서 제시된 21세기 우리경제의 모습은 우리경제 규모가 오는2000년에 세계 9위, 2010년에 8위, 그리고 장기전망의 최종연도인 2020년에는영국을 제치고 세계 6위로 부상하며 1인당 국민소득 역시 세계 6위로 뛰어오른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제규모와 1인당 국민소득의 확대에 걸맞게 국민의 삶의 질도 향상돼2020년의 국민 평균수명이 77세로 지금보다 약 4세가 많아지며 의사 1인당 인구수도 지금의 9백62명에서 4백1명으로 늘어나며 주택보급률도 지금의 81.7%에서 1백%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제시됐다.
즉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국민복지 수준도 함께 향상되는 세계초일류국가 를 발전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비전의 실현을 위한 기본적인 전략으로는 △정부혁신과 공공부문의 생산성 제고 △규제완화 및 민간의 창의와 자율의 촉진 △정보화의 촉진 △창조적 인력 양성과 선진국형 노사관계 확립 과학기술 혁신능력의 제고 △사회간접자본의 획기적 확충 △금융 및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 제고 △중소기업의 구조고도화 △농어촌 경쟁력 제고와 생활여건 개선 △소득증대에 걸맞은 삶의 질향상 등 모두 15개 과제를 제시했다.
이같은 발전전략이 보여주고 있는 기본방향은 그동안 성장위주의 경제발전 전략에 따라 등한시되어 왔던 복지나 환경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발전의주도권을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기며 공업화전략으로 상대적인 낙후가 초래된교육 의료 금융 사회간접자본 서비스업 등을 함께 발전시키는 등 한마디로 사회 각 분야의 균형있는 발전 이다.
전체적으로 KDI가 마련한 발전전략은 우리경제가 가진 강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거나 소외됐던 부분에 대한 발전전략도 아울러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발전노선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는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같은 청사진이 어느정도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KDI는 전망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예측 전문기관인 와튼연구소(WEFA)의 장기전망을 토대로 이같은 예측을 내놓았다고는 하
나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것이다. 즉 향후 세계경제가 부닥칠 각종 변수와 이에 대한 우리경제의 적응력의 정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가 없이 이뤄진 평면적인 전망이라는 것이다. 부존자원이 거의 없고 경제운용의 대부분을교역에 의존하고 있는 대외의존 이란 우리경제의 체질상 이러한 평면적인 전망은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아울러 남북통일이 됐을 경우 우리경제가 어떤 모습을 갖게 될 것인지에대한 고려도 전혀 없다는 한계도 지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통일 비용 지출에 따른 조세 부담의 가중과 이에 따른 1인당 국민소득의 저하, 통일 이후의 지역간 소득격차와 이로 인한 각종 사회적 문제의 발생 등 그동안의 성장의 결실을 잠식하는 많은 변수들을 감안할 때 이같은 남북통일을 감안하지 않은 전망은 제한적 이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번 KDI의 보고는 원론적으로는 맞는 내용이지만 여러가지 변수들과부정적인 측면들을 고려하지 않은 장밋빛 청사진 의 제시에만 그쳤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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