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孔외무 러시아방문과 4者회담

"러 [同席배제] 불만해소엔 미흡"

孔魯明외무장관의 러시아 방문 주요 목적이 한반도 4자회담과 관련한 러시아측의 불만을 무마하면서 이해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북한의 회담 수용을 위한 러시아의 영향력 행사를 요청하는데 있었다.

그러나 양국 외무장관 회담 결과는 우리 의도와는 달리 러시아측이 기존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음으로써 이견을 좁히지 못한채 끝났다.

프리마코프 장관은 회담에서 한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에서 배제되기를 원치 않는다 면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를 주장한 기존의 원칙이 유효하다 며 불만을 전달했다

이는 4자회담 제기당시 알렉산드르 파노프 외무차관등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안은 다자회담을 열어 모든 사안을 토의하고 해결하는 것 이라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이라 볼수있다.

이같은 회담 결과는 러시아가 기득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온 북한 核문제가 韓美日 3국 주도로한반도 에너지개발기구(KEDO) 발족을 통해 해결된데 이어 4자회담에서 마저 배제된데 상당한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예고됐다는게 중론이다.

한반도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 감소에 따른 위기를 느껴온 러시아가 이번 회담을 통해 불만을 강력하게 전달했다고 볼수 있다.

이에대해 孔장관은 4자회담 진행과정에서 러시아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며 러시아의 한반도문제에 대한 관심은 동북아 다자안보대화 체제의 틀내에서 논의될수 있다는 논리로 러시아측을 설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득노력은 회담에 배제된 러시아측의 불만을 해소하는데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자회담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며 방해할 생각은 없다 는 반응을 얻어낸 것이 소득이라 할수 있을것 같다.

외무부 당국자는 러시아측이 명백한 지지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보인 것으로 봐야 한다 고 주장했다.

당국자는 그 근거로 오는 6월 대선을 앞둔 러시아로서는 노골적 지지의사를 표명할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 입장을 이해한다는 의사표명은 간접적으로 나마 긍정적인 반응으로 해석해야 된다는것이다.

또 孔장관이 회담 진행과정과 전개상황에 대해 러시아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설명에 대해 러시아측이 사의를 표명한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4자회담과 관련해 美日의 적극적인 협조와 중국의 긍정적인 반응에 이어 러시아측의 이해를 얻어냄으로써 나름대로 회담성사를 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고 볼수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당국자들은 또 러시아측이 4자회담에 명백한 반대의사만 표시하지 않으면 성과 라며 애초부터러시아측의 영향력이나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4자회담에 대한 명백한 지지 의사를 받아내는데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향후러시아측이 對북한 설득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의문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러시아측이 미미한 수준의 對북한 교역액등 러-북한간 경제규모를 예로 들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 차원에서 자괴감을 느끼는 분위기였다는게 당국자의 설명이고 보면 향후 4자회담과 관련한 러시아의 역할도 한계점을 안고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볼수 있다.

이와관련, 한국측이 최근 對北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러시아의 움직임과 관련, 북한 개방과 변화를 유도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불편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는 전향적 자세를 취한것도 러시아의 불만을 해소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孔장관은 또 金泳三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하고건설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동반자 관계 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친서에는 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동반자관계임을 재확인하고 민주 러시아의 개혁정책 지속에 대한 지지의사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친서 내용은 특히 북한이 95년12월 러시아 총선에서 공산당이 승리한데 이어 오는 대선에서 쥬가노프 공산당 당수의 당선가능성이 있다는 현실을 감안, 對러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상황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舊정동 러시아 공사관 부지 보상금문제와 양국 대사관 신축부지 교환문제에 대해 합의한 점도 큰 성과중의 하나로 볼수 있다.

양국은 그동안 舊 帝政 러시아 貞洞 공관부지 보상문제와 관련, 우리 정부가 일괄보상방식을 주장하는데 반해 러시아측은 공시지가 기준을 요구하며 맞서온 상황이었는데 이날 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지 않았지만 합의를 도출해 냈다.

이에따라 양국은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트루제니코프街 소재 2천4백평부지와 정동 舊배재고 부지(약2천4백평)에 대사관을 각각 신축할 예정이다.

이밖에 양국은 기존의 경제협력관계에 만족을 표시하고 올 가을 서울에서 한-러경제공동위 첫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라 할수 있다.

양국은 95년 현재 양국간 교역액이 32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발전해왔지만 수교초기의 기대와 양국의 발전잠재력으로 볼때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던 상황이란 점에서 경제공동위 개최는실질적인 경제협력관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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