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내각제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냈다. 지난 4일 金鍾泌자민련총재와의 회동이후 9일만의 일이다. 총선이후 두번째이니 빈도에서 퍽 잦은 편이다. 金총재는 13일 1일교사로 이화여대부속고등학교에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야기 하면서 유독 조선초기 鄭道傳의 삼봉(三峰)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鄭道傳같은 사람은 왕의 전제정치를 견제하기 위해 오늘날의 내각책임제와 비슷한 三峰정치라는 정치철학을 집대성했다 며 여러분은 이런 조상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이라고 했다.
김총재 측근들 일부는 이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를 너무 비약, 해석하지 마라 고 손을 내젓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변죽을 울려 중심으로 진입하기 위한 전술 로 보는 시각이팽배하다.
金총재 주변 일부에서 내각제에 대한 거부감이 엷어지고 있는 점 또한 변화의조짐이 아닐 수 없다. 평소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는 鄭東采비서실장은우리나라 정치체제는 그때그때 정치상황과 논리에 따라 결정돼 왔다 며 그 중어느 것이 지고지순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고 말했다. 대통령중심제가 당론인국민회의에서 그것도 金총재의 최측근의 입에서 나온 발언으로는 주목할 만 한것이다. 게다가 들리는 바로는 金총재가 7일의 특보회의에서도 金泳三대통령이 결국에는 내각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적을 너무 많이 만들어 퇴임후를 대비한다면 그나마 내각제가 나을 것 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4일 兩金회담에서 흘러나온 한마디가 내각제 검토 라는 정도로 전 언론을 통해 대서특필 됐을 때 별 의미가 없는 말 이라며 해명하는 곤욕 을 치렀음에도 金총재의 입에서 또다시 내각제 이야기가 나오고 측근들조차 별 거부감없이내각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한 변화다. 대통령제만을 생각해 온 金총재의머리 속에 내각제가 점점 더 크게 자리잡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4.11총선에서 4修의 승산이 점점 엷어지고 湖南표에만 기대를 거는데 분명한한계가 있음을 절감한 DJ가 연말까지라는 결단 시한을 앞두고 그 돌파구로 내각책임제를 검토하고 깊은 사색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兩金의 통합, 야권단일후보, 제3의 후보론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자민련내의 TK세력들에 대한 손짓 내지 화답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시에 당내의 4수비관론을 일단 잠복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이유와 배경이 어찌됐든 대통령중심제론자인 金大中총재의 입에서조차 내각책임제가 자주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대권향배와 관련해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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