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0여년이나 지난 初老의 남자들 몇사람이초등학교 시절의 은사를 모시고 도시 근교의 야트막한 산을 찾았다. 칠순이 넘은 老恩師는 백발을 감추기라도 하듯 빨간 등산모를 쓰고 배낭을 메고 初老의제자들과 어울림 그 자체만도 좋다며 즐거워했다.
녹음이 짙어지고 있는 산에 오르니 신록의 풋풋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게 하고 맑은 공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숲이 울울한 산속에서 하늘을 올려보니 쏟아지는 햇살을 받은 활엽수의 푸른 잎새들이 미풍에 나부끼며 쉼없이파닥거리며 무수한 초록의 물결이 되어 반짝거렸다. 녹색이파리 사이를 비집고들어 온 햇살들은 투명한 화살이 내리 꽂히듯 쏟아졌다. 뻐꾸기 울음소리가 간헐적으로 산골의 적막을 깨듯 들렸다. 푸르름속의 산속을 걷다가 갑자기 노스승이 멈춰서더니 배낭속에서 비닐봉지를 꺼내어 비닐, 깡통, 빈병들을 주워 담기 시작했다.
함께 가던 초로의 제자들은 스승이 말없이 하는 행동에 따라 같이 하지 않을수 없었고 잠시만에 비닐 봉지에는 쓰레기로 가득했다.
물소리가 나는 계곡으로 발길을 옮겨 보았더니 산에서는 취사를 못하게 되어있건만 곳곳에 불을 지핀 흔적으로 돌이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고 먹다 버린 허연 쌀밥같은 음식찌꺼기를 비롯하여 음식을 담았던 빈병, 녹슨 깡통들이 뒹굴고비닐조각들이 넝마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스승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산이 나하고 똑같군. 겉은 멀쩡하게 보이지만 속은 다 썩었어. 산도 마찬가지야, 멀리서 숲을 보면 싱그럽고 속이 탁 트이지만산속에 들어와 보면 골짜기마다 썩고 있어. 그렇다고 이런 황폐화되어 가는 자연을 내 제자인 자네들에게 물려 줄수는 없잖아 하며 부지런히 쓰레기를 주워담았다.
初老의 제자들은 교문을 떠나고 세월이 흘러도 스승은 영원한 존재라고 입을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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