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 청남대 휴식

"집권 후반기 정국 구상"

金泳三대통령이 주말휴식을 위해 17일 오후 청남대로 향했다.지난 2월 설연휴때이후 석달만에 서울을 떠난 셈이고 20일 오전 귀경예정이니3박4일간, 모처럼 여유있는 휴식일정이다.

그것도 5.18 전날에 떠나는 휴식일정을 잡았다. 해마다 이때면 관련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시위로 전국이 들끓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이다.

청와대 한 고위당국자는 그동안 비서진에서 누차 휴식을 건의했지만 묵묵무답이던 대통령이 이번에는 처음으로 좀 쉬어야겠다는 얘기를 꺼낸 것으로 안다면서 金光一비서실장 주도로 이번 주말에 짬을 내도록 일정을 잡지않고 각 수석비서실과의 사전조정을 거쳤다 고 귀띔했다.

尹汝儁공보수석도 대통령의 주말 청남대행에 대해 말그대로 휴식을 위한 일정이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설명할 게 없다 고 잘라 말했다. 또 굳이 청남대까지 가서 고심하고 청남대 구상 이라는 식으로 따로 구분지을 국정이 어디 있느냐 는 반문도 덧붙였다.

그러나 어차피 대통령은 어디에 있든 국정으로부터 벗어날수 없기는 마찬가지인만큼 金대통령이 청남대휴식에서 홀가분하게 쉴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게 청와대주변의 시각이다.

우선 눈앞에 닥친 15대국회 개원문제부터 국회의장단 인선, 북한을 4자회담테이블로 이끌어낼 방안찾기, 2002년 월드컵유치 지원, 신한국당의 체질개선과 맞물린 세대교체 문제등 내년 대선정국까지 구상을 다듬어야 할 현안이 꼬리를 잇고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참모들은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은 우리만 모르고 있을뿐 어른(대통령)은 이미 구체적인 구상을 해놓았고,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밑그림을 그려놓았을 것 이라고 말한다. 특히 인사문제에 대한 金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을 감안할때 청남대휴식뒤 곧바로 국회의장단 인선과 개원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올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金대통령은 모처럼의 이번 휴식동안 현재 15대총선 당선자들의 영입을둘러싸고 타이트하게 대립하고 있는 與野문제의 돌파구 마련을 비롯한 집권후반기 정국운영에 대해 포괄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들어 金대통령의 모습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도 감지되고 있다.

헤어스타일도 자연스럽게 반백으로 바뀌었고, 감청색 일색이던 양복도 다갈색등으로 꽤 다양해졌다. 공식.비공식일정에서 예전과 달리 조크성 발언도 자주 나온다. 한마디로 자신감에 차있다는 인상을 느끼게 한다.

金대통령의 이렇듯 자신감 넘치는 국정운영 모습과 상관지어 주말 청남대휴식도 앞으로 거의 정례화될 전망이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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