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점-가속기 운영권 논란 해프닝

포항방사광가속기 운영권논의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방사광가속기를 인수해 산기연에 위탁 운영하겠다고 나섰던 포철이 방침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포철은 가속기가 독립 경영이 가능할때까지 매년 40여억원의 인건비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포항공대측과 기초 과학계는 일단 현 체제 유지로 결말난데 대해 불행중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포항공대 교수들은 한결같이 산기연의 가속기 운영능력은 뒤로하고서도 포철이일단 운영에서 손을 떼고 지원을 계속키로 한것은 포철외에 뚜렷한 지원자가없는 현실을 감안, 당연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번 가속기논란은 21세기를 앞둔 우리의 과학정책의 한 단면을 보는것같아 안타깝다.

세계적으로 5번째인 제3세대형 가속기를 갖게 되었다며 떠들썩했던게 불과 1년반전이었다.

그런데 직원 인건비부담이 어렵다며 운영권을 이리저리 떠넘기는 모습을 보면서 공대측은 얼마나 허탈했을까?

사실 포항제철과 과기처는 최근 인건비조달이 어려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방사광 가속기의 운영권을 놓고 심한 고민에 빠졌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는 포항공대의 자존심이요 한국 기초과학의 상징이다.

이의 운영권을 마음대로 이리저리 넘겨도 된다는 논리는 우리의 기초과학정책을 몇사람의 논의에 의해 이리저리 바꿀 수 있다는 논리다.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가 건설된 것은 박태준 전포철회장과 고 김호길포항공대총장 두사람의 합의에 의해서다.

그러나 두사람은 지금 포항에 없다. 박 전회장은 지금 일본.미국을 오가며 망명아닌 망명을 하고 있고, 김 총장은 국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가 포항공대에서나올것으로 믿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채 유명을 달리했다.

이 두사람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하면서 포항제철소가 우리나라 산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듯이 방사광가속기가 21세기 기초과학의 핵심이라 믿었다.

다시는 포항공대 가속기가 포철이나 과기처등 일부 고위인사들의 즉흥식 논의대상이 되어서는 안될것이다.

〈浦項.林省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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