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보신탕과 교육

나는 개를 좋아하여 진돗개와 삽살개를 여러마리 기르고 있다. 전국 미견대회의 상황까지 점검하는 자칭 애견가이지만 개는 개처럼 기른다 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개를 사치스럽게 기르는 것을 보면 심사가 뒤틀린다.

이놈들을 길들이는게 여간 까다롭지가 않다. 길들이는 방법이 조금만 잘못되어도 안되고, 시기를 놓쳐서도 물론 안된다. 진도에 직접 가서 가져온 놈인데 조금 엄하게 다루었더니 얼굴을 땅에다 처박고 온몸을 낮추어서 기기만 한다. 도저히 고칠수가 없어 결국은 도태시켰다. 지금 기르는 암놈 한마리는 체형이 제법 잘 빠졌는데, 어떻게나 날뛰는지 목을 매어 끌 수가 없다. 아마도 너무 오래우리에 가두어 키웠던 때문인가보다.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정보화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교육의 틀을 담은 5.31 교육개혁 방안이 발표된지 1년이 된다. 그동안 교육행정기관이나 각급학교에서도 교육개혁의 실천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여러 영역에서 많은 변화와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급조 남발하는 문교 정책은 일선 교사들로 하여금 어리둥절하게 하고있다. 경북 북부의 어느 학교에서는 신나는 교실 을 운영하라는 지침에 따라교실에다 북과 꽹과리를 비치해 두고 신나게 수업을 하려다가 그게 아니라는바람에 해프닝으로 끝난 일도 있었다.

요즈음 종합생활기록부로 말썽이 많다.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에도 잡음이 있다.미친년 널 뛰듯 남발하는 문교정책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한다. 장관이나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정책은 일관성있게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푹 숙성시킨 후발표되어야 할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어 못쓰게 된 개는 보신탕이라도 되지만시행착오를 겪어 잘못되어버린 대상이 사람이라면 아! 이를 어찌할 것인가.

〈경북대 부교수.중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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