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약 조제시험 監査결과

"문제집서 68%%이상 출제"

감사원이 5일 발표한 한약조제시험 시행.관리실태 특별감사 결과는 이른바 약사와 한의사간 밥그릇 싸움 의 향방과 관계없이 국가시험의 허술한 관리의 일단을 드러내주고 있어 충격적이다.한의사들은 대한약사회의 추천문제집으로 알려진 정담출판사의 예상문제집중 84.1%%가 실제 시험문제와 유사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실제 감사결과 68%%가 유사한 것으로 드러나는등 시중의 특정문제집에서 편중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번 시험의 응시자는 2만4천97명이었는데 정담출판사 문제집은 2만2천여부가 판매된, 영향력이 막강한 문제집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시험문제중 △예상문제집 질문이 거의 변경되지 않고 정답이 같은 경우 △예상문제 질문과 정답을 뒤바꿔 출제한 경우 △예상문제 내용을 추가했거나 단순화했더라도 정답이 같은 경우 △한자를 한글로, 한글을 한자로 바꿔 문제출제를한 경우를 기준으로 유사성을 판별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정담출판사 문제집 외에도 4개 예상문제집을 분석한 결과 45%%, 37%%의 유사도를 각각발견했다고 밝히면서 이를 모두 합산해 중복된 문제들을 제외할 경우 유사도가 68%%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약대교수들이 시험에 앞서 약사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준비 강좌에출강한 부분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2만4천여 응시생중 9천9백24명이 이들로부터 수강한 것으로파악되고 있다.

이같은 감사결과는 이번 분쟁을 잠재우기보다는 시험의 공정성 논란을 다시 재연시킬 소지가 높다는게 감사원 주변의 분석이다. 특히 한의사들은 감사결과 자신들의 주장이 일부 뒷받침된 만큼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감사는 일부 시험진행요원들의 출제장소 무단이탈과 외부 전화사용, 실기시험용 한약재구입상에 대한 보안관리 미흡등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시험실시계획의 내용도 허술해 보건복지부는 당초 약사와 한의사측 출제위원 구성비율, 출제방법등에관한 기본방침을 분명히 정하지 않았다. 국립보건원도 시험관리 지침을 마련하면서 약사와한의사간 출제문항 배정비율, 문제의 난이도, 의견대립시 조정방법등에 대한 기준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감사결과로 감사원은 비교적 냉정한 감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약사와 한의사간 반발및 역학관계를 두루 고려한 눈치보기식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으나 그런대로 상당수의 문제점들이 밝혀진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처분과 제도개선 통보에선 몸조심 을 했다는 지적을 계속 듣게될것 같다.앞으로 최대의 관심은 시험의 재실시 여부인데 감사원은 이를 일절 언급하지 않은채 金良培보건복지장관이 결정할 문제로 보고 공을 보건복지부로 넘겼다.

평소 대상부처의 제도개선및 조치방향을 함께 통보했던 관행에 비춰보면 다소 이례적인게 사실이다.

감사원은 또 이번 시험관리의 전반적 부실과 사회적 물의를 고려, 趙炳倫국립보건원장등 4명의관련공무원을 징계토록 했다.

시험관리의 최종책임을 지고 있는 보건복지부나 金보건복지장관에 대해 주의가 통보되지 않겠느냐는 예측에 비춰보면 신중하고도 조심스로운 처분결과로 받아들여진다.

감사원은 이에대해 정치적 고려가 실리지 않은 공정한 감사결과 라고 설명하고있지만, 감사원이문책면에서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 같다는 일부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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