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객석에서

"4개 광역시 합창제를 보고"

지난 5일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은 흥분과 열기로 가득 찼다. 부산.대전.광주.대구의 시립합창단과대구시향(지휘 홍춘선)의 합창연주회는 감동의 무대였다.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는 인상에 남았고, 합창의 위력과 팀파니의 위용도 실감했다.

레퍼토리 선정에 있어서는 가곡 몇곡, 대중가요 몇곡씩을 끼워 넣었으나 대중가요는 앙코르곡으로 내놓았으면 싶었다.

이번 합창제의 꽃은 제2부 베토벤의 제9번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 였다.오케스트라가 도입부분에서 약간 뒤엉키는듯 했으나 다시 제 페이스를 찾아 훌륭하게 마무리됐다. 마지막 코다 에서조금 머뭇거렸으나 그런대로 좋았다.

3백여명의 단원들이 당일 몇번 맞춰보았을 텐데 호흡이 잘 맞았으며 진지하게 곡을 소화, 진한감동을 주었다. 특히 테너 파트의 기량이 돋보였다.

청중들은 아직도 수준이 미달이었다. 음식물을 연주장에서 마시거나 아이들이 뛰어다녀도 그냥보고 있는 일, 시간을 지키지 않는 일 등이 그것이다.

합창제 전체는 합격점에 들 수 있었으나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었다. 합창단원은 열성을 다한데비해 솔리스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악보를 책을 읽듯 하는 독창자도 있었으며,솔리스트 상호간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도 지적돼야 할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솔리스트들이 한번도 안맞춰보고 무대에 섰다는 것이다. 또 솔리스트들이 꼭 마이크를 사용하는 점도 거슬렸다.

청중의 요구로 두번째 앙코르곡을 부를 때도 솔리스트들은 무대에 나서지 않았다. 청중의 박수에답하기보다 갈 길이 급했는지, 연주가 부끄러웠는지 의문을 남긴다. 프로 연주가의 프로 기질이모자라는 것 같았다.

〈시인.계명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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