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韓 식량난 어느 정도인가

"韓-유엔 '심각한 수준'공감"

유엔측은 최근 對北 식량지원을 위해 4천3백여만달러를 회원국으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추가로 모금하겠다고 나섰다. 정부도 이 모금 운동에 3백만달러를 기탁하겠다고 지난 11일 공식 발표했다.이어 미국 일본 대만 등 수개 국이 앞다퉈 동참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과연 북한의 식량난은 어느 수준인가.

한국을 비롯, 지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국가들은 일단 심각한 수준에 처해있다 는 것에 대해선 한 목소리이다.

그러나 심각하다 는 단어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가, 즉 체제위기 로까지 볼 수있는가에 대해선 한국과 국제사회의 인식이 상반되고 있다. 체제위기라는 데에 대해 한국은 과장된 표현이라고 보는 반면 유엔 등은 공감하고 있다.

사실 북한 주민들은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거 중국 등으로의 국경 탈출을 기도하고 있는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대응, 한국 정부도 대량 북한 난민 사태에 대비, 관련 법.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북한 식량 실태를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통해 지난 연말보다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평양당국은 하루 7백g의 주민 배급량을 3백~2백50g으로 줄인 것을 비롯,동물 사료와 산업용 곡물마저 감축키로 했다 고 밝혔다. 이어 올해도 이상기온 등으로 모내기가늦어져 가을 추수량이 당초 예상보다 1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95년8월부터 석달간 평안북도 소재 한 병원에서 굶어죽은 것으로 사망진단이 내려진 사람이 1천4백여명이나 됐다는 것이다.

통일원 관계자는 지난 14일 최근 방북인사들의 정보를 종합해보면 북한 주민의 영양실조가 눈에띄게 증가했다 며 이 때문에 키와 몸무게 등 군입대 기준이 낮아지기까지 했다 고 말했다. 20대청년이 13~14세 수준의 신체를 갖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식량난은 농촌보다는 도시가, 국경보다는 內地가 더 어렵다 며 만포.집안.장백 등 중국과의 접경지역인 수풍댐 일대에서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밀무역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고 전했다.

이같은 식량난에 대해 유엔 등 국제 사회는 체제위기까지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초 방북했던 국제 지원 단체 관계자들의 목격담을 종합해 보면 북한은 이미 50만명이상이 기아상태에 빠졌으며 외국 구호물자를 주민들에게 모두 나눠준 게 아니라 군량미 비축 등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는 만큼 식량난은 실제보다 더욱 심하다 는 것이다. 일부관계자들은 폭동이 일어나도 몇 번은 일어났을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최근 북한 식량난을 진단하면서 위험한 사태가 빚어질지도 모른다 고 언급, 체제 위기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식량난이 심각하기는 하지만 춘궁기를 넘기는 데에 커다란 어려움은 없을것 이라며 국제사회의 체제위기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당국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약 2백33만t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비축해놓았거나 지원받은 곡물은 모두 1백80만t이넘는데다 최근 거론되는 국제사회의 추가지원을 식량난 등에 전량 사용하게 된다면 식량난을 해결해나갈 수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보고서에서 북한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체제유지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다 고 밝혔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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